병오년, 올해 가장 주목되는 사회적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시니어 정책과 복지’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고령 인구 비율이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사실상 초고령 사회의 실질적 첫해를 맞은 만큼, 올해 고령층의 삶의 질을 좌우할 정책과 사회적 변화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아울러 해당 흐름과 맞물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시니어들의 복지 과제로 ‘치매’ 질환 문제가 꼽힌다. 지난 10월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는 105만2977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더해 2030년에는 142만 명, 2050년에는 3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질환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같은 치매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발병 후 10년이 지나고 나면 70~80%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며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6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손 떨림, 느린 움직임, 보행 장애 같은 운동 증상이며, 이 외에도 인지장애, 우울증과 같은 비운동 증상이 동반된다. 이에 파킨슨병의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파킨슨병 치료법에는 주로 약물치료나 뇌심부자극술(DBS) 등이 활용되지만, 수술 부담과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보존적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중 침구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는 파킨슨병으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SCI(E)급 국제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연구에 따르면, 10년간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한의치료 진료 비율은 약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2019년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데이터(HIRA-NPS)를 분석한 결과, 한의 진료 이용 증가율은 양방보다 높았으며, 진료 항목 중 절반 이상(58.6%)이 근골격계 관련 질환이었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들이 받은 한의치료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치료는 침 치료였다. 전체 한의 진료 명세서의 28.8%를 차지했고, 한의치료 비용의 절반 이상(50.6%)이 침 치료에 해당했다. 침 치료는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 근육 경직, 관절 움직임 장애 증상을 완화하고, 신경계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추나요법 및 한약치료 역시 증상의 개선에 사용할 수 있다. 이중 추나요법은 파킨슨 환자의 척추, 관절 통증을 해소할 뿐 아니라 근육의 강직을 이완하여 일상 생활에서 동작 수행기능을 원활히 한다. 또한 한약치료는 뇌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며 대부분의 환자가 호소하는 소화장애, 연하곤란, 인지기능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고령 사회로 본격 진입한 올해, 파킨슨병은 더 이상 개인의 부담으로만 볼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됐다. 파킨슨병의 장기화가 인지 저하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일 질환 중심의 대응을 넘어 장기적 관리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제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예방부터 관리·돌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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