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방첩사령부가 비상계엄 여파로 사라지게 됐다. 국방부 장관 직속 민관군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분과위원회는 8일 그런 방향의 권고안을 냈고, 국방부는 그것을 토대로 관련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권고안은 방첩사에 부여된 방첩 정보 수집 기능과 수사 기능이 분리되는 게 핵심인데,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 때와 마찬가지로 군 방첩 역량의 저하 우려가 나온다. 특히, 동북아 신냉전 구도 형성과 군비 경쟁으로 방첩과 군사 기밀 보호가 중요한 시점이어서 더욱 그렇다.
개편 권고안에 따르면, 방첩사 안보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고, 방첩 정보 기능은 국방안보정보원이 담당한다. 보안·감사 기능은 중앙보안감사단을 신설해 장성급 인사검증 등을 담당케 하고, 인사 첩보·세평 수집 등의 기능은 폐지된다. 이로써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시작해 국군기무사령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방첩사로 이름을 바꿔온 군 첩보기관은 해체되게 됐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비상계엄 관여에 따른 조치이지만, 교각살우 우려를 키운다. 군 내외부 간첩 수사는 첩보 수집과 내사와 감시, 증거 확보, 체포 및 심문 등이 장기간에 걸쳐 하나의 기능으로 이뤄진다. 정보 수집과 수사가 이원화할 경우 수사 적기를 놓치거나 수집된 정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군 정보 유출 시도와 사이버 침투에 대한 대응 능력도 약화할 수 있다. 국정원의 간첩 수사 기능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발의와 맞물리면서 우려가 증폭된다. “방첩사를 해체할 때가 아니라 책임을 강화할 때”라는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의 지적이 타당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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