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세월을 함께 한 친구 안성기를 떠나보내는 날, ‘가왕’ 조용필(76)은 이 한 줄 가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조용필(76)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단독 콘서트 ‘2025–26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국 투어의 피날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지난 5일 숨진 그의 중학교 동창이나 짝꿍인 안성기가 영면에 든 날이었다. 부고 소식을 접하고 한달음에 빈소로 달려갔던 그는, 이 날 공연에서는 직접적으로 안성기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는 가왕답게, 자신 만의 방식으로 먼 길을 떠나는 친구를 배웅했다. ‘친구여’를 부를 때는 장내가 숙연해졌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팬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옛일 생각이 날 때마다 우리 잃어버린 정찾아 친구여 꿈속에서 만날까 조용히 눈을 감네”
조용필은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 대목에서는 실제 눈을 감고 먼저 떠나보낸 고인을 떠올렸을 법하다.
‘친구여’의 다음곡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였다. 안성기가 가장 좋아하는 죽마고우의 노래이자 애창곡이다. 고인은 지난 2018년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한 릴레이 인터뷰 첫 주자로 나서 “친구 조용필은 자연인 그대로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가수 조용필은 어마어마하다. 진짜 거인”이라며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한 소절을 직접 불렀다.
이를 익히 알고 있는 조용필이 ‘친구여’에 이어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배치한 것은 안성기를 향한 추모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함께 불러줄 친구를 잃은 조용필은 목이 메는 듯 마이크를 자주 객석으로 넘겼고, 그런 마음을 아는 관객들은 기꺼이 안성기의 빈자리를 그들의 목소리로 채웠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이 대목은 100마디 추모사보다 더 선명하게 조용필의 마음을 대변했다.
한편 혈액암을 투병을 하던 안성기는 지난 5일 별세했다. 빈소를 찾은 조용필은 “갑자기 친구가 이렇게 돼서 너무나 안타깝다. 하고 싶은 게 아직도 굉장히 많을 텐데... 아주 좋은 친구다. 성격도 좋다”면서 “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