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1차 컷오프’… 1개팀 탈락

 

학습부터 설계까지 자체 개발

외부모델 의존 않는 ‘소버린AI’

생존·탈락 결정 기준 작용 전망

 

업계, LG ‘엑사원’ 선두로 평가

네이버·SK·엔씨·업스테이지

빅테크 벗어난 독자모델이 열쇠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정부 관계자와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정부 관계자와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인공지능(AI) 기술 자립, 이른바 ‘국가대표 AI(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프로젝트의 1차 관문 통과 발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오는 15일 현재 사업에 참여 중인 5개사(LG AI연구원·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엔씨소프트·업스테이지) 중 하위 1개 팀을 탈락시키고 4개 팀만을 남기는 ‘1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기업의 자존심과 향후 국가 AI 인프라 사업의 주도권이 걸린 이번 평가에서, 업계의 시선은 ‘프롬 스크래치’ 여부에 쏠리고 있다. 프롬 스크래치란 AI 모델을 개발할 때 기존에 공개된 모델을 가져와 다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모델 아키텍처 설계 및 학습 등 모든 과정을 기초부터 직접 개발하는 방식을 뜻한다. 즉,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다 튜닝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학습부터 모델 설계까지 ‘바닥부터 완전히 자체 기술로 만들었는지’가 생존과 탈락을 가르는 ‘살생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번 사업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기술 독자성’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소버린 AI’를 구축하겠다는 사업 취지상,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외부 오픈소스 모델에 의존했다면 감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현재 LG AI연구원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LG의 ‘엑사원(EXAONE)’은 산업 현장에 특화된 ‘전문가형 AI’로 화학, 바이오, 제조 등 전문 데이터 학습에 강하며, 환각 현상을 줄이는 데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기술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대한 논문 및 특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학습 설계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평이다. 특히 오픈소스 의존도가 낮고 자체 연구 역량이 탄탄해 ‘프롬 스크래치’ 기준에서도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접점이 약해 대국민 체감도 면에서는 다소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도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을 모두 아우르는 ‘멀티모달’ 성능에 집중한 ‘하이퍼클로바X’는 국내 최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공공 서비스 및 전 국민 AI 서비스 확산에 강점이 있다. 대규모 한국어 데이터 학습량과 다양한 산학협력단과의 연합으로 생태계 장악력이 우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불거진 오픈소스 활용 논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은 막강한 자본력과 통신 인프라, 그리고 모바일 서비스 ‘에이닷’을 통한 확장성이 강점이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능력 등이 최대 장점으로 평가된다. 개방형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앤스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동맹’을 강조해온 전략이 이번 독자 모델 구축 사업에서는 약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체 모델 ‘A.X’의 순수 기술 자립도를 얼마나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다.

엔씨소프트는 ‘바르코(VARCO)’를 통해 게임 개발, 시나리오 작성 등 버티컬(특화) 영역에서의 효율성을 입증했다. 2011년부터 축적해 온 자체 연구 역량은 탄탄하지만, 특화 영역으로 구성된 만큼 모델의 ‘범용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극복해야 한다. 유일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경량화 모델(sLLM) ‘솔라’로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개발 속도 또한 빠르다. 하지만 자본력의 열세를 기술적 민첩성으로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과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도 최근 불거진 국가대표 AI 모델 선발전 관련 논란에 대해 사업 목적과 기술적 관점에 입각한 엄격하고 투명한 심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발표될 탈락 기업은 향후 정부 주도의 AI 사업에서 배제된다.

이용권 기자
이용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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