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8기 우수 지자체장을 만나다 -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쾌적하고 안전한 일상 ‘NICE’
시작된 변화 이어가는 ‘NOW’
교육·문화 체감 더하는 ‘NEW’
미래의 성장축 만드는 ‘NEXT’
2030년 청량리역에 12개 노선
문화·관광 즐기는 공간 탈바꿈
답은 현장서 찾아내 ‘체감행정’
대화로 연탄공장폐쇄 합의하고
거리가게는 보행권 회복 주력
“행정의 성패는 계획이 아니라 진행률입니다. 주민이 정말 달라졌는지 체감하느냐가 기준입니다.”
민선 8기 3년 6개월을 보낸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구정을 ‘계획보다 실행, 구상보다 체감’의 행정으로 설명한다. 이 구청장은 지난 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히 사업 개수를 늘리는 행정이 아니라, 같은 예산이라도 어디부터 바꾸면 일상이 먼저 달라지는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세웠다”며 “현장에서 확인되는 변화를 하나씩 쌓아왔다”고 말했다.
◇ 체감할 수 있는 4N 시티 변신 착착 진행= 이 구청장이 이끄는 동대문구 정책의 큰 틀은 ‘4N(NICE·NOW·NEW·NEXT) 시티(City)’다. NICE는 쾌적하고 안전한 일상, NOW는 스마트·탄소중립처럼 이미 시작된 변화를 끊기지 않게 이어가는 것, NEW는 교육·문화·동행 정책으로 체감 변화를 더하는 것, NEXT는 청량리 개벽을 통해 미래 성장축을 만드는 개념이다. 이를 관통하는 실행 키워드는 ‘워킹시티’다. 워킹시티 구상은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제기동 전통시장과 회기동 대학가, 전농동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을 보행축으로 잇고, 그 사이를 빛의 거리·지식의 거리·청년문화의 거리 등 테마 동선으로 촘촘히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 현장 구청장의 비법… 숙원은 ‘대화로’, 정비는 ‘질서로’ 푼다= 민선 8기 동대문구의 대표적인 주민 숙원 해결 사례로 삼천리연탄공장 폐쇄가 꼽힌다. 삼천리연탄공장은 서울의 마지막 연탄공장으로 하루 20만 장의 연탄을 생산해 왔으나, 연탄 소비 감소와 함께 지역 주민들의 소음과 먼지로 인한 이전 요구가 이어지며 2024년 7월 문을 닫았다. 당사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해법을 도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56년간 묵은 지역 숙원이었던 이 사안을 ‘서류로는 풀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6개월 넘게 연탄공장 대표를 직접 만나 대화와 설득을 이어간 끝에 ‘매입 후 철거’라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이 구청장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일수록 ‘무엇이 문제고, 무엇이 우선인지’를 세밀하게 분해해 합의 가능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연탄공장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문화시설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가게(노점) 정비도 ‘단속’보다는 ‘보행권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주민들이 요구한 것은 통행권 확보와 생활환경 개선이었기에, 동대문구는 거리가게 실명제 도입과 도로법 특별사법경찰 운영 등 제도적 수단을 결합해 정비 기준을 세웠다.
그 결과 관내 거리가게 578곳 가운데 264곳(46%)이 정비됐고, 불법 점포는 281곳에서 154곳으로 45% 감소했다. 정비가 완료된 구간은 띠녹지와 스마트쉼터 등으로 재구성, 단속으로 끝나는 정비가 아니라 ‘걷는 길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간을 전환했다.
◇ ‘청량개벽’… 환승 거점에서 ‘머무는 도시’로 탈바꿈= 도시 구조 재편의 중심에는 청량리가 있다. 과거 낙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청량리는 민선 8기 들어 도시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안팎에서 ‘청량개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동대문구는 2030년 무렵 청량리역에 12개 철도 노선이 집결하고, 일일 유동인구가 30만 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대문구의 목표는 청량리를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 문화·관광을 즐기며 ‘머무는 도시’로 바꾸는 것이다. 증가하는 철도 노선을 기반으로 교통 편의가 곧바로 일상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청량리역 일대 공간과 보행 동선을 함께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청량리역 일대는 공간혁신 관련 사업지 지정을 활용해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역 광장은 시설물 정비와 이전을 통해 시민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이를 ‘청량리세종광장’으로 명명하고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청량리 인근 시장권역 역시 ‘재개발’이 아니라 기존 기능을 살린 ‘재편’ 방식으로 접근한다. 청량리 전통시장 일대는 디자인혁신 시범사업으로 지정돼 있으며, 향후 투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보행과 안전, 주차, 스마트 물류를 함께 설계해 사람들이 머무는 체류 동선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 GTX·수인분당선… “주민이 원하지 않는 방식은 수용 불가”= 최근 대형 교통사업을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구청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변전소·환기구 설치와 관련해 “주민이 원하지 않는 방식과 부지 위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 구청장은 수인분당선 전용 단선 신설을 요구하며 1인 시위까지 나서기도 했다. 단선 운행에 따른 혼잡과 배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 구청장이 직접 현장으로 달려나갔고,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국토부에 전용 단선 신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해당 노선이 서울 동북권뿐 아니라 경기 동북권 주민의 강남 접근성과도 직결된 만큼, 배차를 일반 전철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전용 단선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일환인 ‘월릉IC 램프-A 구간’ 진입로 공사와 관련해서도 이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서울시와 최대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 “현장에 답, 기준은 주민”… 남은 과제는 완공과 정착= 이 구청장은 민선 8기 잔여 임기 동안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추진 중인 사업을 끝까지 완성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은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청량리 재편과 워킹시티 정책은 보행축 연결과 생활권 정착을 통해 정책 성과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답은 현장의 사람에게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나온 주민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져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며 “교육과 워킹시티 완성에 집중, 주민 일상에서 먼저 체감되는 변화를 끝까지 완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언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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