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 사회부 부장

지난달 29일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끝으로 180여 일에 걸친 사상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의 3대 특검 수사가 일단락됐다. 역대 영부인 최초로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76명을 기소한 성과와 함께 255명 수사팀 중 119명이 검찰 파견이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검사 55명을 비롯해 수사관 59명, 실무관 5명이 검찰 소속이었다. 반면, 다른 수사기관은 경찰 파견이 총경 1명, 수사관 27명 등 28명이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파견은 수사관 1명이 전부였다. 김건희특검 수사는 실질적으로 검찰 인력에 의존한 셈이었다. 다른 두 특검 역시 검찰 파견이 수사를 견인했다. 내란특검의 경우 고등검사장 출신 조은석(61) 특별검사가 지휘를 맡았고 전체 인원 238명 중 검사 58명, 수사관 43명, 실무관 5명 등 106명이 검찰 소속이었다. 채상병특검(특별검사 이명현) 역시 검사 23명, 수사관·실무관 9명 등 검찰 출신 32명을 파견받아 주요 수사를 맡겼다.

3대 특검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특검 중독’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은 올해도 복수의 특검 출범을 공언한다. 기존 3대 특검 수사가 미진하다며 발의한 ‘2차 종합특검법’의 경우 최대 170일 동안 검사만 30명, 검사 제외 공무원 70명 이내에서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2차 종합특검법과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통일교·신천지 특검법’ 역시 같은 기간에 검사 30명, 검사 외 공무원 60명을 파견받는 내용을 담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조작 기소 의혹 특검마저 현실화하면 엇비슷한 20∼30명 안팎의 검사·수사관 파견이 뒤따를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출범한 관봉권·쿠팡 상설특검에 검사 5명이 파견된 상태다. 3대 특검 역시 수사는 끝났지만, 공소유지를 위해 다수 검사를 잔류시켰다. 지난달 23일 기준 내란특검, 채상병특검에 각각 32명, 7명이 남았고 김건희특검도 20여 명이 파견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출범하면 수사역량을 갖춘 검찰에 먼저 손을 벌리는 것은 일견 불가피하다. 문제는 민주당의 특검 남발로 검찰 인력난이 심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10월 검찰청이 없어지고, 검사는 공소제기(기소)·유지만 전담하게 된다는 점이다. 검찰의 ‘특검 인력공급소’ 역할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검사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행을 택하면 기소권 없이 수사할 수 있지만, 검찰 내 조사에서 중수청 근무 희망자는 0.8%였다. 12일 입법예고된 중수청 설치법안이 수사관 직급을 이원화해 검사들을 유인한다지만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실제 지난해 10월 정부조직법 국회 통과 후 김건희특검 파견 검사 40명은 “검사의 중대범죄 직접 수사기능이 상실됐다”며 검찰 복귀를 요청했다. 검찰청 폐지 후 특검이 꾸려지면 수사는 경찰이나 중수청 인력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2차 종합특검법 등에서 보듯 경찰 수사역량에 대한 의구심은 민주당 내에서도 적지 않다. 특검 중독에 빠진 민주당이 파견 검사에 한해 수사·기소권을 모두 주는 특검법을 발의할 거라면 지나친 상상일까.

김남석 사회부 부장
김남석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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