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며 북한 당국이 연일 대남 비방전을 벌이는 데 대해 정부가 절절매며 해명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로 “인천 강화군과 경기 파주시 등에서 이륙한 무인기들이 영공을 침범했다”며 지난 4일 추락시켰다는 무인기 잔해와 지난해 9월 추락한 무인기 사진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군이 운용한 사실이 없다” “해당 무인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낸 뒤 민간 무인기 운용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라며 신속 수사를 지시했다.
이 정부의 이런 저자세 반응에 대해 김여정은 11일 담화에서 “한국 국방부가 도발할 의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연명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며 대놓고 국방부를 조롱했다. 또 “민간단체 소행이라 해도 당국이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면서 “윤가(윤석열 정부)가 저질렀든 리가(이재명 정부)가 저질렀든 꼭 같이 엄중한 도발”이라며 안하무인의 막말도 퍼부었다. 그리고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인기 도발을 주로 해온 쪽은 북한이다. 객관적 실체도 규명되지 않은 사진을 내놓고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반하장에 가깝다. 북한 무인기는 2022년 12월 용산 대통령 집무실 부근까지 침투했고, 2017년엔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 등을 촬영한 북한 무인기 잔해가 강원 인제에서 발견됐지만 한 번도 시인한 적 없다. 남북 대화에 나서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진상 조사가 우선이다.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형은 알리바바 등 중국 직구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것이고, 카메라 등 부품도 흔히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북한 자작극 가능성도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1일 “남북이 합동조사를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공동조사를 공식 요구하는 게 당장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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