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무소속)에게 공천과 관련해 1억 원을 건넸다는 김경 서울 시의원을 11일 밤중에 3시간여 조사하고 12일 새벽 돌려보냈다. 11일 오후 7시쯤 미국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와 함께 자택으로 가 압수수색을 참관하고 경찰 조사에 응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29일 언론에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알려졌지만, 출국금지를 하지 않는 바람에 김 시의원은 이틀 뒤인 31일 출국했다가 11일 만에 귀국했다. 그 기간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도 참관하고, 텔레그램 등을 두 번이나 탈퇴·재가입을 반복했다. 증거인멸 정황으로 볼 수도 있다.

강 의원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의 대화 녹취록에서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한 만큼, 신속한 피의자 신병과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그러나 경찰은 초동 조치에 속하는 출국 금지와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증거인멸 시간을 마련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 시의원과 강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확보도 김 시의원이 귀국한 11일에야 이뤄졌는데 녹취록 공개 13일 만이다. 김 시의원이 미국 체류 중 1억 원을 강 의원 보좌관에게 주고 돌려받았다는 자술서를 제출한 만큼, 즉시 긴급체포해 더 이상 증거인멸이나 도피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못하고 돌려보낸 셈이다. 추가 소환 날짜도 잡지 않았다.

정치권력·지능형 범죄에 대해 수사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수사도 뭉개기 의혹이 들 정도다. 검찰청 해체 여파가 더욱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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