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팀 월드컵 레이스 출발뒤

드라이버인 혼만 올라타고

나머지 3명이 탑승하지 못해

혼자서 시속 120㎞ ‘진땀 완주’

지난 11일(한국시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봅슬레이 월드컵 남자 4인승 레이스 출발 과정에서 미국 대표팀 썰매에서 동승 선수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장면. 두 번째 푸셔가 탑승 과정에서 균형을 잃었고(왼쪽부터), 그 여파로 세 명의 선수가 탑승하지 못 하고 트랙에 나뒹굴고 있다. 드라이버 크리스 혼만 남아 썰매를 조종하며 트랙을 내려오는 모습.  국제봅슬레이연맹 유튜브 캡처
지난 11일(한국시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봅슬레이 월드컵 남자 4인승 레이스 출발 과정에서 미국 대표팀 썰매에서 동승 선수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장면. 두 번째 푸셔가 탑승 과정에서 균형을 잃었고(왼쪽부터), 그 여파로 세 명의 선수가 탑승하지 못 하고 트랙에 나뒹굴고 있다. 드라이버 크리스 혼만 남아 썰매를 조종하며 트랙을 내려오는 모습. 국제봅슬레이연맹 유튜브 캡처

얼음 위의 F1(포뮬러 원)으로 불리는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4명이 타야 할 4인승 썰매를 혼자 몰고 트랙을 내려오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12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4인승 봅슬레이 대표팀의 크리스 혼은 지난 11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25∼202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4인승 경기에서 단독 주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발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이었다. 미국 대표팀은 출발 신호와 함께 힘차게 스타트를 끊었고, 드라이버인 혼은 가장 먼저 썰매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두 번째 선수부터 탑승 과정에서 중심을 잃었고, 그 여파로 뒤따르던 선수들까지 줄줄이 균형을 잃으며 썰매 탑승에 실패했다. 순식간에 4인승 썰매는 1인승이 됐고, 혼은 레이스를 멈출 여유도 없이 트랙에 진입했다. 혼자 남은 혼은 1분 남짓 이어진 주행 동안 시속 약 75마일(120.7㎞)까지 속도를 끌어올렸고, 트랙을 휘청이며 피니시 라인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그런데 문제는 브레이크였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뒤에도 썰매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전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 하지만 혼은 침착하게 몸을 뒤로 옮겨 직접 브레이크 손잡이를 잡아당겼고 썰매는 가까스로 멈춰 섰다. 과거 브레이크맨을 경험했던 혼의 이력이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당시 결승선에는 각국 선수들과 코치들이 몰려들어 혼의 상태를 확인했고, 놀라움과 안도의 반응이 뒤섞였다. 미국 대표팀은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혼은 지난 주말 봅슬레이에서 가장 불운한 남자였다. 그는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인승 경기에서도 레이스 중반 썰매가 전복되는 사고로 중도 탈락했다. 연이틀 이어진 돌발 상황 속에서도 혼은 4인승 레이스에서 끝까지 썰매를 통제하며 ‘기적 같은 완주’를 만들어냈다.

혼은 레이스를 마친 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세영 기자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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