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의장 등 경제계 비판성명
공화에서도 “정권 자충수 우려”
백악관은 “대통령 지시 없었다”
금값 폭등 등 금융계까지 파장
‘셀 아메리카’ 가속화 지적도
파월 성명 지켜보는 증권거래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경제적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역대 Fed 의장 등 경제학 거물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을 지적하는 비판 성명을 냈고, 공화당 내에서도 차기 Fed 의장 인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파월 Fed 의장의 유무죄는 법무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지만,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벤 버냉키·앨런 그린스펀·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을 포함한 전직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과 전 재무부 장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국제경제학 교수 등 13명의 미 경제학자들은 12일 성명을 내고 “파월 Fed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는 검찰권을 동원한 공격으로 Fed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검찰이 전날 Fed 본청 보수공사와 관련해 파월 Fed 의장에게 허위 증언 혐의로 소환장을 보낸 지 하루 만이다.
이들은 “이는 제도가 취약한 신흥시장 국가에서나 통화 정책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법치주의가 가장 큰 강점이자 경제 성공의 토대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Fed의 독립성과 그 독립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안정된 물가와 고용, 적정한 장기 금리 달성 등 경제 성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옐런 전 의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매우 섬뜩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도 정권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X에 “이 법적 사안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Fed 의장을 포함한 모든 Fed 지명자의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법적 공방이 Fed 위원 후보자 인준을 어려운 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수사가 혼란을 야기해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 법무부의 파월 Fed 의장 형사 기소 추진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고 “그가 범죄자인지는 법무부가 답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Fed 의장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도 있다. 대통령은 파월이 자기 일을 못 한다고 분명히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파월 Fed 의장의 형사 기소 위기에 금융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현지시간 오전 10시 46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3.1% 오른 온스(약 28.35g)당 4638.2달러(680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Fed의 독립성이 약화되고 과도한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으로 달러화 투자 자금이 이탈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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