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생활권 구축 초기 조달비용
국세 일부 지방으로 이양 필요성
지난해 국비 확보액의 57% 해당
중앙부처와 논리싸움 전개 예고
대전·홍성=김창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찬성 발언을 기점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대전·충남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논의가 갈림길 속으로 빠지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 주도로 발의된 특별법안에 대응해 이재명 정부가 만든 새 지원방안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파격적인 재정 이양 등이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대전시·충남도·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새로 만들어질 특별법안의 핵심은 파격적인 재정 권한 이양으로 모이고 있다. 양 시·도는 신규 재정 확보 방안으로 지역에서 걷히는 국세의 일부를 지방으로 지원해 통합이 초기부터 제대로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도소득세 전액, 법인세 50%, 부가가치세 5% 등 기존 국세를 이양하는 내용을 현재 발의된 법안에 담았다. 여기에 마·창·진 통합 때와 같은 보통교부세율 상향 등을 더하면 연간 추가 확보 재원은 최대 8조8700억 원(2023년 국세 기준)에 달한다. 이는 양 시·도의 지난해 국비 확보액(약 15조3700억 원) 중 57%에 해당하며, 대전시가 받은 국비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자체는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중앙 부처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돼 치열한 논리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주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대전과 충남을 합친 일반회계 규모가 15조∼16조 원 정도인데 이 예산의 절반 정도를 추가로 확보해야 막대한 광역생활권 구축을 위한 초기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며 “통합 지자체가 무늬만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을 하려면 기존의 특별자치도 지원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시 관계자 역시 “이번 특례안은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한 ‘슈퍼 특례’ 성격을 가져야 한다”며 “수도권 분산과 진정한 지방분권이라는 대통령의 정책 의지가 확고한 만큼 지방재정의 자립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기대했다.
대전·충남 내부의 이해관계 조율도 시급한 해결 과제다. 도시 정체성 상실을 우려하는 대전 시민들의 반발, 대전 자치구의 권한 축소 우려, 내포·남부권의 소외 우려 등 지역마다 셈법이 다르다. 통합 청사 위치 선정과 자치권 배분 등도 잠재적인 갈등 요소지만 시간에 쫓기는 통합 일정으로 이해 당사자들의 통합 논의가 부족한 점이 반통합 정서를 키우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통 큰 결단’으로 선물 보따리를 풀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야권의 ‘졸속·무늬만 통합’ 비판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며 “기존 중앙부처 관료주의·기득권 등을 넘어설 고도의 정치적 합의가 성사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김창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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