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 불편 극심 ‘교통대란’

 

전날 내린 눈에 곳곳 살얼음판

“택시도 먹통… 뛰다가 넘어져”

지하철역 사람 몰려 ‘아수라장’

“적어도 버스 몇대는 다닐줄…”

무료셔틀 운행 불구 대응 불능

지하철역 ‘북새통’

지하철역 ‘북새통’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간 13일 오전 출근길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서울지하철 2·4호선 환승역인 서울 동작구 사당역 내부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문호남 기자

“부리나케 뛰어오다 빙판길에 넘어져 옷 다 버렸네요.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이 노사 협상 결렬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13일 오전 7시쯤 서울 마포구 공덕역을 향해 뛰어가던 직장인 이모(29) 씨의 흰 바지는 검은 얼룩으로 더러워진 상태였다. 이 씨는 “‘설마’ 하던 버스 운행 중단 소식을 아침에 일어나서야 확인했다”면서 “택시마저 잡히지 않아 급하게 뛰다 빙판길에 넘어져 하루를 망치게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날 새벽 1시 30분쯤 노조가 사측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4시 첫차부터 전체 64개사 394개 노선에 달하는 서울 시내버스 7000여 대가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9도 안팎까지 떨어진 데다 전날 내린 눈이 빙판길을 이룬 상황이어서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은 극심했다.

특히 환경미화원·전통시장 상인·건설현장 근로자·교대 근무자 등 새벽 출근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신도림역 인근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을 상대로 김밥을 파는 심순금(70) 씨는 “보통 4시 30분 버스를 탄다. 자고 있는 딸을 깨워 택시를 잡아 봤지만 허사였다”며 “오늘 세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출근했다”고 토로했다. 정모(35) 씨는 “버스가 없어서 지하철역까지 10분 이상 걸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더 힘들었다”면서 “지각할 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늘어선 줄

늘어선 줄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간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이 경기도에서 버스를 타고 와 지하철로 환승하려는 출근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문호남 기자

출근 인파가 지하철로 일시에 몰려 역사 곳곳은 ‘아수라장’이 됐다. 특히 상·하행 노선이 맞닿아 있는 역사는 양쪽에서 승하차객이 몰리면서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광화문역 5호선 승강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4) 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는데도 평소보다 2배 정도 사람이 많다”며 “열차 내에서 숨 쉬기도 힘들 만큼 사람들에 짓눌려 출근 전부터 진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A 씨는 “툭하면 파업하고 시위한다”며 “집에 가는 길이 더 험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출근길 직장인으로 붐비던 버스정류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든 노선이 ‘차고지’에 있어 운행하지 않는다고 표시된 전광판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50대 여성 B 씨는 “적어도 버스 몇 대는 다닐 줄 알았다. 모든 버스가 멈출 줄은 몰랐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에 무료 셔틀버스를 긴급 투입하고 마을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는 등 긴급 대응했지만, 시민들의 체감도는 낮았다. 직장인 이모(31) 씨는 “배차 간격이 30분으로 너무 긴 데다 위치 확인이 되지 않아 불편했다”고 전했다. 성동구에 사는 장모(30) 씨는 “집 앞을 지나는 셔틀버스가 한 대도 없었다”며 “노선이 제한적이고 차량 수가 적다”고 지적했다.

노지운 기자, 이현웅 기자, 이은주 기자
노지운
이현웅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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