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8개 기업 특별외환검사
업계 “기업만 옥죄는 단기처방”
수출기업들이 취급하는 무역대금이 국내 외화 유입금액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정부는 이들의 편법적 외환거래가 환율 시장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한 불신이 가장 핵심적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수출 기업 옥죄기를 통한 단기처방이 환율 대책으로 적절한가 하는 지적도 산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대금과 세관 신고 수출입액 간 차이는 지난해 1~11월까지 2947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말까지는 한 달여 시간이 남았지만 2024년 전체(1276억9600만 달러) 대비 130% 급증한 수치다. 지난 5년과 비교해도 △2021년 937억8100만 달러 △2022년 710억200만 달러 △2023년 564억6500만 달러 등 최근 급증세가 크다. 관세청이 올해 1138개 기업을 우선 선발해 특별 외환검사에 나서는 배경이다.
관세청은 고환율 장기화 속에서 기업들이 환차손 부담을 피하기 위해 외국환거래법을 지키지 않는 편법 거래에 나선 결과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무역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검사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97%가 불법 외환거래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고, 위반 금액은 2조2049억 원에 달했다.
해외거래 미신고를 통한 수출대금 미회수가 대표적이다. 복합운송업체 A 사는 해외 거래처로부터 받은 운송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지사 계좌에 유보한 뒤, 다른 해외 거래처에 지급할 채무가 생기면 이를 현지에서 외환당국에 미보고 상계 처리했다.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수출대금이 반드시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서 상계 처리할 경우에도 반드시 사후보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칙 무역결제도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게임업체 B 사는 해외 스트리머에게 게임 홍보를 맡기면서 대가를 현금이 아닌 자사 게임 내 ‘게임머니’로 지급했다. 재산 국외도피 사례도 있었다. C 사는 중국 제조사와의 수입대금과 판매 커미션을 상계 처리한 뒤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자금을 이전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정부가 전방위 환율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0.1원 오른 1468.5원에 출발한 뒤 오름폭을 키웠다.
장상민 기자, 신병남 기자, 박세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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