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 ‘중수청·공소청 정부법안’ 반응
“중수청, 기존의 검찰청과 흡사
수사·기소 왜 나누는지 의문”
정부가 검찰청을 대체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입법안을 내놓은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기존 검찰청과 흡사한 중수청 설계는 검찰의 필요성을 자인한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사·기소 분리를 주장하며 78년간 수사 노하우가 쌓인 검찰청을 폐지하지만, 법안 내용과 방향이 기존 검찰청 체제와 다르지 않아 행정력 낭비란 지적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3일 “수사 기능은 중수청, 기소·공소 유지는 공소청이 한다는 건데 두 기능이 일원화됐던 검찰청 체제보다 개선된 상황인지 의문”이라며 “법안을 보면 왜 수사·기소를 분리하는지, 그래서 국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특별검사에게는 주어진 수사·기소 권한이 왜 검찰청에만 분리 적용돼야 한다는 것인지 납득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중수청의 인력구조·권한·체계가 검찰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에서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수청·공소청으로 이원화하는 검찰개혁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사법관 직렬을 신설해 검사 이동을 유인한 것은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라며 “이는 검찰청 폐지 명분이 없다는 반증이다. 지금이라도 검찰개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효남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헌변) 회장 역시 “전 세계는 다시 검찰로 수사·기소 권한을 몰아 지능범죄 대처 능력을 키우는 추세인데 우리만 반대로 가고 있다”며 검찰청 폐지 자체를 문제시했다.
중수청 설치 법안에 검사들을 겨냥해 수사사법관을 신설했지만 검사들 사이에서는 중수청으로 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수사사법관 직위와 처우, 승진 가능성,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등을 다 따져본 뒤에나 검사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대다수 검사는 검사라는 신분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정말 수사하겠다는 소수 외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들의 중수청행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검사 소속을 바꾸기보다 파견 형태로 중수청에서 2~3년 근무한 뒤 복귀토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 노민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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