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에 눌어붙은 5만 원짜리 돈뭉치. 한국은행
습기에 눌어붙은 5만 원짜리 돈뭉치. 한국은행

충북에 사는 김모 씨는 신문지로 감싸 창고에 보관해둔 지폐 1892만 원이 습기로 손상돼 깜짝 놀랐다. 지폐가 마치 한 덩어리처럼 눌러붙었고, 색도 누렇게 변했다. 이같이 심하게 훼손되거나 오염돼 폐기 처리되는 지폐가 지난해 3억6401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로는 2조8404억 원에 달한다.

13일 한국은행은 ‘2025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 화폐 3억6401만 장은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는 4만4043km로 지구 한 바퀴(약 4만 km)를 돌고도 남는 수준이다.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53회 왕복한 거리와 맞먹는다. 폐기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14만7017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7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65배에 달한다.

권종별로 보면 은행권 폐기량은 2억9518만장(2조82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17만장(-20.9%) 감소했다. 만원권이 1억4549만장으로 전체의 49.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천원권(1억399만장, 35.2%), 5만원권(2314만장, 7.8%), 5천원권(2257만장, 7.6%) 순이었다.

화폐 손상은 잘못된 보관 방식으로 인한 것이 가장 많았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사례들을 보면, 한 대전 거주자는 장판 밑에 오랜 시간 보관해 열기에 그을리고 눌린 592만 원 상당의 지폐를 교환받았다. 사고로 화폐가 손상된 사례도 있었다. 한 시민은 업장 내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727만 원을 정상화폐로 교환받기도 했다.

화재 등으로 지폐가 손상돼 사용이 어려워질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 금액의 전액을 교환받을 수 있다. 동전의 경우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렵지만 않으면 대체로 액면으로 바꿔준다.

한은은 화폐제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유현진 기자
유현진

유현진 기자

디지털콘텐츠부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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