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박현선 KB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는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출범 당시에는 다소 허황되게 들렸던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가 현실적인 범위로 다가오자 시장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를 일시적 버블로 볼 것인지,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역시 이 국면을 어떻게 바라볼지 스스로 점검해볼 시점에 와 있다는 사실이다. 필연적으로 다가올 조정을 기회로 해석할 것인지, 아니면 상승장의 종료 신호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미리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조선·방산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 부상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재개였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는 자본시장을 국민 자산 형성의 핵심축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향성이 정책과 제도를 통해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시장이 정책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때마다 정부는 이를 해소해 왔고,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는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장은 이미 일본을 통해 이러한 정책 기조가 자본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닛케이 지수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과거 일본 버블에 대한 기억과 정책 정착에 대한 의구심으로 초반 상승 국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상당수는 수익을 놓쳤고, 이 경험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학습 효과로 남았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를 교훈 삼아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는 상승 기회만큼은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국내 반도체 섹터에서도 확인됐다. 단기간 급등 구간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었으나, 11∼12월 조정을 거치며 진입 가능한 가격과 시점을 확보했고 이후 자금 유입은 본격화됐다. 조정을 통해 보유 비중을 늘리는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아직도 시장을 관망하며 ‘언젠가 무너질 장’을 기다리고 있다면, 이제는 일부라도 시장에 참여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무리한 투자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망설임을 줄이고 자본시장의 변화에 몸을 실어볼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부정적인 전망은 언제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그럴듯하게 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은 생각보다 비관보다는 낙관의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많다.

투자는 결국 각자의 몫이다.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에 휩쓸려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투자하면 강세장에서도 반복되는 조정 앞에서 무너질 수 있다. 조정 국면에서는 그 하락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지고,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현금 보유는 멘털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만 부정적인 이야기만을 들으며 시장 참여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일부 자산은 시장에 두고 장기적 안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올해 역시 강한 상승과 조정은 반복되겠지만 이번 시장은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과정일 수 있다. 그 변화의 바깥에 설 것인지 아니면 안으로 들어올 것인지는 결국 각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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