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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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회식을 하거나 소모임을 하면 자꾸 혼자인 것 같고 어딘가 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말을 섞자니 괜히 분위기를 흐릴 것 같고 또 너무 가만히만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입니다. 결국 조용히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옵니다. 그러고 나면 특별히 나쁜 일도 없었는데 마음이 계속 불안합니다. 제가 했던 말과 표정을 떠올리면서 ‘그 말은 왜 했을까’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라고 혼자서 계속 곱씹게 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은 편한데 사람들 사이에만 가면 힘들어지는 게 결국 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A : 능력·성격문제 아니니 비하말아야… 지속땐 상담받기를

▶▶ 솔루션

문제는 불안이지 내가 아닙니다. 마음속의 불안을 받아들여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있지만 혼자인 느낌을 경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히 성격의 문제는 아니고 관계 속에서 나도 모르게 스스로 평가하게 되는 습관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모임에서 불안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에 대한 긴장과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내 말이 이상하지 않을까’ ‘표정이 어색하지는 않을까’ ‘다들 나를 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 차버리고 자연스러운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욱 분위기를 따라가기가 어렵고 실제로 말수가 줄고 더 소외된 느낌이 드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런 불편함이 능력의 부족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불안 때문에 행동이 제한되고 움츠러들게 되면 그것이 결국 다시 자기 비난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사회불안이 생기는 과정입니다.

이 경우 우선 모임에서의 목표를 낮추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 한다거나 적극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목표 대신 그냥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그냥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에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불안이 올라올 때는 그것을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심호흡을 하거나 잠시 자리를 피해서 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런 불안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인간관계를 피하고 싶을 만큼 힘들다면 당연히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심리상담을 받거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치료를 받는 과정은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조금 낮추고 스스로 불안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게 됨으로써 마음의 숨통을 틔워주는 일에 가깝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편안하다는 것이 그런 상황에서 언제나 활발해야 하고 중심에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수가 적어도, 가끔 어색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순간에 나를 너무 몰아붙이거나 자신을 비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안은 누구나 경험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힘들 수 있음을 생각하며 조절해보시기 바랍니다.

차승민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법제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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