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위기영아지원사업’

 

미혼모·미숙아 출산 외국인에

체온계 등 ‘마음모아가방’ 전달

생계·양육물품·출산비도 지원

 

퇴거 위기에 놓인 다섯 가정엔

LH 임대주택에 이주 도와주고

기초수급 신청·일자리 등 연계

긴급지원을 받아 태어난 영아가 놀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긴급지원을 받아 태어난 영아가 놀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경기남부 16개 시·군 내 기관과 협력해 ‘위기영아지원사업’을 벌였다.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거제 영아 살해 사건’ 등 잇단 비극으로 2024년 출생통보제·보호출산제 등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영아와 위기 가정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위기임산부와 영아를 전담하고 사례를 관리할 기관과 인력이 부족해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 위기임산부와 36개월 이하 영아가 있는 211가정이 지원을 받았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다양한 사례자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긴급지원·양육물품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모아성장지원사업’을 통해 150만 원 정도의 지원을 받은 A 씨는 “초록우산의 지원 덕분에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남편과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기간 공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 소송 기간 1살 영아와 뇌병변 장애·발달지연을 지닌 미취학 자녀 2명을 홀로 키우며 생계도 막막해졌다. 여성양육시설에 입소를 문의하던 차 초록우산의 지원을 받게 됐다. A 씨는 “아이들을 혼자 키우게 되며 힘든 상황일 때 초록우산을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 힘을 내 좋은 날이 오리라 믿으며 살아갈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A 씨와 같이 모아성장지원사업을 통해 위기임산부와 만 36개월 이하 위기영아가 있는 22가정이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화성시에서 진행한 ‘위기임산부영아 긴급지원사업’에서는 위기임산부·영아 9가정이 지원 대상이 됐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이 가정들에 생계비·양육물품비·출산비 등 200만 원어치를 지원했다. 의료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던 한 만삭 임신부 B 씨는 넷째 출산을 앞두고 비용 마련에 애를 먹었지만 초록우산의 도움으로 건강히 출산할 수 있었다. B 씨는 “출산비용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초록우산이) 손을 잡아줘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누군가가 저와 제 아이들을 응원해준다는 마음이 전해져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마음모아가방 사업 사례자가 초록우산에 보낸 감사편지.초록우산 제공
올해 초 마음모아가방 사업 사례자가 초록우산에 보낸 감사편지.초록우산 제공

출산 직후 초기 양육 기반을 마련하는 물품 지원도 병행했다. ‘마음모아가방’ 지원사업을 통해 위기 상황의 임산부∼생후 3개월 이하 영아가 있는 38가정에 체온계·산모용 물품 등 신생아 양육에 필요한 물품이 담긴 가방을 지원했다. 원룸에서 생후 2개월 영아를 양육하던 미혼모, 건강보험 미적용 상태에서 미숙아를 출산해 의료비가 2000만 원 이상 발생한 외국인 부모 등이 지원을 받았다.

긴급지원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복합 위기 사례에 대해서는 ‘위기영아 심층사례관리 지원사업’을 별도로 운영했다. 36개월 이하 위기영아 7명에 대해 주거·의료·돌봄·생계 지원과 함께 부모교육·아동인권교육·정서 프로그램 등 방문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특히 컨테이너·원룸·퇴거위기 등 불안정 주거에 놓인 5가정을 LH임대주택을 통해 안전한 환경으로 갈 수 있도록 했다. 가정폭력 피해로 남편에 대해 접근금지를 신청하고 이혼소송 중이던 C 씨가 이사 지원을 받은 사례자 중 한 명이다. 보증금 50만 원·월세 38만 원의 열악한 원룸에서 8개월 난 아들을 키우다 지난해 7월 초록우산을 통해 LH임대주택 보증금을 지원받아 이사했다. 매월 필요한 양육물품을 지원받았고, 부모급여 삭감과 긴급생계비 중단으로 생계가 막혔을 때는 긴급생계비도 연계 받았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긴급지원양육물품. 초록우산 제공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긴급지원양육물품. 초록우산 제공

지역 내 기관들이 네트워크식으로 조밀하게 협력하며 C 씨와 같은 사례자들을 지원했다. 지역 복지관은 필요 물품과 맺기 프로그램을, 경찰은 위기가정지원 연계를, 장애인복지관은 이혼소송 법률지원과 장애인 일자리를 연계했다. 동 행정복지센터는 기초수급 신청과 가해자 민원발급 제한 신청 지원을 맡았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지원 체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정책 제언에도 나섰다. 지난해 11월 연구보고서 결과와 심층사례관리 사업 내용을 바탕으로 경기도의회와 공동으로 ‘위기영아와 위기임산부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협력기관 종사자와 경기도의원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민관협력의 필요성과 분절적 지원체계의 한계를 짚었다. 또 토론회에서는 위기임산부·영아 사례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역사회 중심 전담 사례관리’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김린아 기자

문화일보·초록우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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