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등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시민 치안 설문 절반 “빨리 와달라”

현장 도착 1초 줄이기 구조 개편 착수

단계별 대응 체계 전면 점검

부산=이승륜 기자

대통령의 ‘국민 체감 치안’ 주문 이후 각 지방경찰청이 후속 대응에 나선 가운데, 부산경찰은 112 신고에 대한 현장 출동 시간 단축을 핵심 과제로 내걸고 전면적인 대응에 착수했다.

부산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은 현장대응시간을 단순한 성과 지표가 아닌 구조적 과제로 보고 전면 점검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경찰에 내린 잇단 주문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찰의 날 기념사에서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수호하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특히 교제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의 경우 늦장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더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같은 해 12월 경찰청 업무보고에서도 “우리 정부에서는 시위 진압을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수사나 민생, 순찰 등에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치안을 강조했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23일까지 약 3주간 치안정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5745명 가운데 50%(2874명)가 112 신고 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속한 출동’을 꼽았다. 그 뒤를 이은 적극적 대응(22%), 공정한 처리(20%), 친절한 응대(8%)보다 경찰이 신고 이후 빨리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지역 경찰에 가장 바란 것이다.

이 같은 시민의 요구는 최근 3년간 부산청의 평균 현장대응시간과 무관하지 않다. 신고 이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2023년 5분 18초, 2024년 5분 19초, 2025년 5분 22초로 소폭이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은 이 같은 지연의 원인으로 사회 환경과 신고 양상의 변화를 꼽는다. 비긴급·비출동 신고가 늘어난 데다, 스토킹·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처럼 한 번 출동하면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신고가 증가하면서 다른 신고 출동까지 연쇄적으로 늦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신준희 부산경찰청 112관리계장은 “신고 건수 자체는 줄었지만, 위치 추적과 소재 파악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중요 신고가 늘고 있다”며 “한 곳에 인력이 묶이면 다른 신고는 인접 지구대나 파출소가 대신 출동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동 거리 때문에 도착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8일 현장 실무자 간담회를 열고, ‘신고 접수→통화 종료→지령→순찰차 출동→현장 도착’까지 전 과정을 세분화해 단계별 단축 방안을 마련했다. 관할 여부와 관계없이 여유 인력이 있는 파출소를 사전에 대기시켜 즉시 출동시키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현장대응시간 단축 목표는 부산청 평균 2%, 각 경찰서는 지역 여건에 따라 1.5~5%까지 차등 설정됐다. 부산경찰은 일회성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피드백을 병행할 계획이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조치를 통해 단순히 수치를 줄이는 행정이 아니라, 위급한 순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1초라도 빠른 치안’을 구현해 신뢰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신 계장은 “이번 조치는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빨리 와달라’는 점이 분명했기 때문에, 부산이 선제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전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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