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14일 대전시청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14일 대전시청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긴급 회동… 정부 여당 ‘졸속 통합’ 강력 경고

“1년간 설계한 ‘연방제 州정부급 자치권’ 핵심… 알맹이 뺀 선거용 추진 우려”

“대전 정체성 지우는 ‘충청시’ 명칭 절대 불가… 도려내고 짜깁기땐 시민에 물어야”

장동혁 “특례 빠진 통합은 정치공학적 눈속임… 진정성 있다면 270개라도 담아야”

대전=김창희 기자

“특례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냥 행정구역만 합쳐서 1명의 시장을 내는 것,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우선 합쳐 놓고 지방선거 얼마 안 남았으니 1명을 뽑아놓고 보자는 식은 정치공학적인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두 사람은 현재의 통합 논의가 진정한 지방분권이라는 대의를 살려야 하며 , 특정 정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꼼수’로 변질되서는 안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회동의 핵심은 단연 ‘257개 특례’의 사수 여부였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발전연구원과 충남발전연구원, 그리고 과거 행안부 차관을 지낸 정재근 박사 등 최고의 자치 행정 전문가들이 1년 가까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이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 법안에는 연방 정부에 준하는 고도 자치권이 담겨 있다”며 “그런데 최근 민주당과 정부는 이 핵심 알맹이는 뺀 채, 며칠 만에 뚝딱 만든 법안으로 생색만 내며 ‘속도전’을 강요하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은 좋은 것 다 들어간 종합선물세트라고 했던데 당연히 좋은 것을 다 모야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한 재정권, 조직권, 고도의 자치권 등 257개 특례가 훼손될까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권한을 내놓지 않는 물리적인 통합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 시장의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하며 당 차원의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다. 장 대표는 “특례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냥 행정구역만 합치는 것, 시장 도지사를 합쳐서 1명의 시장을 내는 것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는 “우선 합쳐 놓고 그다음 생각하자, 지방선거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일단 1명을 뽑아놓고 그다음을 생각하자라는 식”이라며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이 해온 방식에 의하면 그것은 정치공학적인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이 진정으로 지방 시대를 열 의지가 있다면, 우리가 요구한 257개뿐만 아니라 260개, 270개라도 더 담아내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이라는 실체가 빠진 통합 논의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된 ‘충청특별시’ 명칭 변경 시도에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이 시장은 “충청(忠淸)은 본래 충주와 청주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대전이나 충남, 충북이 다 용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시장은 “만약 대전·충남을 ‘충청특별시’로 하면 120년 동안 도시를 만들어온 대전시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대전충남특별시라는 명칭은 양 의회까지 협의가 돼서 내놓는 법안이기에 난데없이 이름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도민이 합의하고 의회가 승인한 원칙이 훼손된다면, 우리는 부득이하게 시민들에게 직접 뜻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주민투표 실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는 정부 여당이 주도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통합이 지역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통합 판 자체를 엎을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을 통해 이번 통합 논의가 특정 정치 세력의 선거 승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지금 나라가 위기 상황이지만, 충청의 정신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것”이라며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한 지역 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시장 또한 “장동혁 대표는 당 대표이기도 하지만 우리 충청도 입장에서 보면 ‘충청이 낳은 당 대표’”라며 “당을 흔드는 일부 세력에 굴하지 말고 중심을 잡아달라. 장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이라는 거대 이슈가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운데 “권한 이양 없는 무늬만통합”에 경고장을 날린 이장우 시장과 장동혁 대표의 이날 회동이 향후 정부의 통합지원 발표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으로 이동해 김태흠 지사와도 회동할 예정이다.

김창희 기자
김창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