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정상회담… ‘셔틀외교’ 둘째날 호류지서 친교

 

‘백제관음’ 있는 사찰서 맞손

다카이치 또 먼저 가서 ‘환대’

 

전문가 “공통현안 두루 논의”

‘양국 관계 안정화 단계’ 평가

이 대통령, 다카이치 총리에 “손이 차군요”

이 대통령, 다카이치 총리에 “손이 차군요”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오전 일본 나라현의 대표 문화유적지인 호류지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나라=김대영 기자, 나윤석·이정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백제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현존하는 세계 최고 목조건축물인 호류지(法隆寺)에서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두 정상은 전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도 이뤘다. 다만,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의 협력을 강조한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 나라(奈良)현에 있는 고찰 호류지에서 양국의 우의를 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찌감치 호류지에 도착해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손이 차다”고 인사를 건네거나 “총리님은 여기(호류지)에 자주 와보시냐. 어릴 때 소풍도 다니고”라고 묻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발밑 단차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팔을 잡으며 조심하라고 안내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화재로 인해 재건된 호류지의 역사도 언급했다. 호류지는 백제 목조건축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일본 문화유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시찰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을 차량 앞까지 배웅했다. 두 정상은 이 과정에서 세 차례나 석별의 악수를 해 눈길을 끌었다.

양국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60년을 위한 다양한 협력 과제를 논의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 성과를 공동언론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며 “저는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양국을 둘러싼 전략 환경이 갈수록 엄중해지는 가운데 한·일, 한·미·일의 연대 중요성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일을 통해 한·일 관계가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두 정상의 논의가 포괄적으로 이뤄졌다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예전에는 과거사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공동으로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폭넓게 얘기를 많이 한 부분이 의미 있다”고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셔틀외교는 양국이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며 “두 정상이 함께 드럼을 치거나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을 방문하는 등 최상의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한·미·일 연대와 협력’을 4차례나 언급한 반면 이 대통령이 한·중·일 협력을 강조한 부분은 문제라는 지적도 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이 중국에서는 한·중·일 협력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만 이를 언급했다”며 “한·일, 한·중 관계 사이에서 우리가 다음 스텝을 어떻게 내디딜 것인지가 고민스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도 “중·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으며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차원의 얘기를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이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부각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42년 일본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183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수몰된 사고가 있었고, 80여 년이 지난 작년 8월에서야 유해가 발견됐다”며 “양국은 동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대영 기자, 나윤석 기자, 이정우 기자
김대영
나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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