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등 비위 의혹 16일만

관련사건 서울청 이관 뒤 처음

내일 김경 2차 소환 조사 예정

 

장애 있는 고령 동작구의원과

8년전 쌍방폭행 사건도 재조명

경찰이 공천헌금 수수·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등 12가지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 의원 관련 사건이 서울경찰청으로 모두 이관된 뒤 이뤄지는 첫 압수수색으로 지난해 12월 29일 강선우 의원과 공천헌금 문제를 상의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언론을 통해 폭로된 지 16일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4일 오전 7시 55분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의 자택 등 6곳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 의원의 부인 이모 씨와 현역 동작구의원으로 김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포함됐다.

경찰은 김 의원의 동작구 자택과 함께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국회 의원회관의 사무실, 이 부의장 자택과 동작구의회 사무실도 압수수색해 PC 등 전산 자료와 각종 장부, 일지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둔 설 명절쯤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2000만 원을 받은 후 돌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부의장도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동작구의원들은 탄원서에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이 부의장을 통해 김병기 의원 측에 현금을 건넸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밖에도 차남의 숭실대 편입 및 취업 청탁, 아내 이 씨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유용, 경찰 수사 무마,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 쿠팡 대표와의 고급 식사 등 총 12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친 후, 김 의원을 소환해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2년 4월 강선우 당시 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에게 공천헌금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한 2차 소환조사는 오는 15일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11일 미국에서 입국한 김 시의원을 3시간 30분 동안 조사한 뒤 김 시의원과 추가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2차 소환조사에선 김 시의원이 제출한 자수서 내용을 검증할 전망이다. 김 시의원이 제출한 자수서엔 자신이 지난 2022년 한 카페에서 1억 원을 건넬 때 강 의원과 강 의원의 전 사무국장 남모 씨가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의원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반환을 지시했고 반환된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과거 김 의원 지역구에서 묻혔던 ‘구의원 폭행’ 논란도 재조명되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김명기 전 서울 동작구의원은 2018년 6월 민주당 소속으로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인근에서 지방선거 유세를 하던 중 김 의원 특보로 알려진 지역 민주당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였다. 이 사실을 접한 김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에서 김 전 구의원을 나무라다 몸싸움을 벌였고, 김 전 구의원은 폭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선 직위 상실형인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선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본보가 확보한 당시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 전 구의원은 “김병기 의원이 먼저 욕을 하면서 멱살을 잡았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김 의원의 양복 상의를 잡았을 뿐”이라며 “보좌진이 내 위에 올라타 몸을 누르는 사이, 김 의원이 내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또 “김 의원은 목 조르기를 멈춘 후 허벅지와 종아리를 발로 5∼6회 걷어차고, 주먹으로 머리와 가슴 등 부위를 때렸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64세였던 김 전 구의원은 5급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김 전 구의원의 주장은 당시 경찰과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의원과 지역 인사들은 김 전 구의원을 폭행 외에 상해·공직선거법 위반·무고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2021년 확정판결에서 서울고법은 “누가 먼저 공격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김병기와 김명기가 서로 싸웠고 보좌진이 말린 것은 확실하다”며 쌍방폭행을 인정했다. 김 전 구의원은 본보에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현웅 기자, 이은주 기자, 강한 기자
이현웅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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