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출범인데 대책은 전무

 

공수처도 출범 1년 5개월 뒤 연동

20년만에 ‘트럭 기소’ 재현 우려

 

인력 수급·근무 장소 확정 못해

檢안팎 “9개월 안에 될지 걱정”

“법안만 만들면 끝인가요? 9개월 만에 후속 작업을 다 끝낼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 1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안을 공개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10월 검찰청 폐지·중수청 신설을 앞두고 후속 실무절차가 전무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정부안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벼르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수사·사법기관 간 사건처리 공조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 인력 및 업무공간 확보 등이 늦어지면서 오는 10월 이후 ‘사법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중수청·공소청이 출범해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개편은 곧바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킥스는 경찰·해양경찰(수사), 검찰(수사·처분), 법원(재판), 법무부(형집행) 등 수사·사법기관들이 정보와 문서를 공유하는 업무용 전산시스템으로 2010년부터 활용되고 있다. 특히 검사들의 경우 킥스 내 ‘수사 결정 시스템’을 활용해 배당된 사건을 관리한다. 경찰 송치된 사건의 범죄사실 요지, 수사개시 경위·수사경과 등도 한 번에 볼 수 있고 공소장 작성이나 관련 사건 검색 등도 있어 검사들 사이에선 ‘전산화된 장부’로 통한다.

중수청과 공소청 간 사건처리를 위해 개편된 킥스 구축이 우선이지만 킥스에 중수청을 신규 탑재하는 데만 몇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기관 출범 후 한동안 업무에 활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킥스 개편을 담당하는 법무부는 보완수사권 존치, 전건송치 여부 등 남은 검찰개혁 핵심 내용이 결정될 형사소송법 개정이 모두 끝나야 그에 맞춘 시스템 설계·개발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이후에야 본격 논의가 가능해 관련 설계 용역발주 시점을 현재로선 특정할 수 없는 셈이다.

기존보다 기능 등이 향상된 차세대 킥스 구축 과정만 봐도 2021년 12월 설계를 시작해 3년 만인 2024년 9월에야 실제 개통이 이뤄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경우 출범 후 1년 5개월 뒤에야 킥스 연동이 됐다. 이에 따라 검찰 내에서는 종이서류를 직접 보내 기소 여부를 통보하는 이른바 ‘트럭 기소’가 20여 년 만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별도 전산 시스템이 없었던 2000년대 초까지는 물론이고, 기관별 전산시스템을 운영한 2000년대 중반에도 사건처리 결과를 문서 출력해 등기우편으로 보내거나 직접 트럭 등에 싣고 보내야 했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종이서류를 받으면 일일이 다시 작성·기입하는 수작업을 해야 한다”며 “사건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9대 중요범죄 수사를 맡는 핵심 수사기관인 중수청 구성과 관련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게 없어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모든 게 미정인 상황에서 당장 9개월 뒤 조직이 출범해야 해 향후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중수청이 담당하게 될 사건은 연간 2만∼3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중수청 법안에 직제 이원화(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방안이 나왔지만, 정확한 인력 규모와 인력 수급 및 배치 방안 등 구체적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다. 추진단은 3000여 명 규모에 10% 정도를 수사사법관으로 채운다는 구상이지만 수사사법관 300여 명을 어떻게 충원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당장 중수청이 문을 열면 해당 인력이 어디서 근무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서울 인근에 대규모 인력이 근무할 장소를 찾거나 단독 청사를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여 다른 기관과 함께 한동안 ‘더부살이’ 처지에 놓일 것이란 관측이 크다.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중수청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는 누가 맡을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난제로 지적된다. 법조계에선 다른 수사기관이 중수청에 대해 보완수사가 가능토록 설계된다면 향후 중수청법 등에 보완수사 주체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김군찬 기자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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