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14일 실노동시간 단축 이행 점검단을 출범시키면서 ‘임금 감소 없는 주 4.5일제’ 도입 기업에 노동자 1인당 연간 최대 720만 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조금을 주는 식으로 4.5일제를 확산시키겠다는 것인데,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더욱 필요성이 커졌지만, 노동생산성 및 노동유연성 문제를 도외시한 채 일방 추진되면 국가경쟁력을 훼손하고, 일자리 자체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
당장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에 가깝다.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경우엔, 주 6일 일하는 경우도 많아 4.5일제 자체가 그림의 떡이다. 보조금을 받아도 4.5일제를 시행할 여건이 안 된다. 대기업과 금융사·공기업 등 고임금에다 강성 노조까지 있는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산업·계층별로 경기 회복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며 격차가 벌어지는 “K자형 성장”을 우려했는데, 엄청난 예산을 들여 양극화를 더 조장하게 된다.
더 근원적으로는, 생산성 향상 노력을 저해한다.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굳이 그런 노력을 해야 할 동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노조는 당연히 그런 쪽으로 요구할 것이고, 사측도 반박하기 힘들어진다. 한국 노동생산성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31위(2024년 기준)라는 분석도 최근 나왔다. 4.5일제 추진 명분은 2024년 기준 연 1859시간인 근로시간을 2030년까지 OECD 평균(연 1742시간)에 맞추겠다는 것인데, 과속이 문제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도입한 주 52시간제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폐업과 저임금 근로자 대량 해고를 불렀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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