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제조유도 위해 부과”

‘25% 관세’ 포고문에 서명

‘챌린지 코인’ 들어 보이는 트럼프

‘챌린지 코인’ 들어 보이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 경제적 성과를 자랑하며 ‘챌린지 코인’(군부대원 격려용 징표)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박준희·김호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조만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이날 귀국하려던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귀국을 미루고 포고문 관련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과 같이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반도체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 상무부가 지난해 12월 22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에서 그동안 미뤄왔던 반도체 관세 부과를 본격화할 뜻을 밝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는 어떤 품목과 파생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칠 위험이 있는 규모나 조건으로 수입될 경우 대통령이 그 수입을 조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한다”며 “여기에는 외국 무역 대상국들과의 협상과 함께 관세를 포함한 수입 조정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제조를 유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그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하는 관세 상쇄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포고문 외 더 많은 분야에 더 고율의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5년 4월 “조만간 반도체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언급했고, 8월에도 “2주 이내 반도체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관세 부과는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 포고문 발표로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산업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38억 달러(약 20조 2800억 원)로 , 전년 대비 무려 28.4%나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당국은 반도체 산업이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귀국 예정이던 여 통상본부장은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래서 미국 현지에서 추가로 파악하고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야 할 부분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하루 정도 더 (미국에) 있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국내 메모리 기업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해서 반도체와 파생 제품 수입에 대해 관세를 예고한 만큼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기 특파원, 박준희 기자,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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