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처분’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안 의결 자체부터 정당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문제투성이인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공멸 행태라는 보수세력 저류(底流)도 심상치 않다. 장동혁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 의결 대신 ‘재심 기회’를 빌미로 제명 확정을 미뤘지만, 상황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제명 의결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제명은 공멸”이라며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도 전날 “계엄을 막은 저를 찍어 내려는 것”이라고 반발했고, 권영세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장 대표에게 재고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한 전 대표 제명 의결의 가장 핵심 근거인 윤리위 결정문이 두 차례 번복된 것부터 문제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가) 제대로 소명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일부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다”고 인정했듯이 처음부터 윤리위 결정은 문제를 안고 있다. 윤리위 결정문은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글 작성을 놓고 ‘확인됐다’고 했다가 ‘확인 불가’로 수정한 뒤 다시 ‘수사로 밝혀야 한다’고 번복해 팩트 신뢰성이 훼손됐다. 게시물 작성과 관련, 한 전 대표는 가족이 쓰거나 올린 글은 있지만 당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던 시기에 게시물이 작성된 것이 있고, 당원 가입 이후에도 글을 쓴 적이 없다며 동명이인이 올린 글이라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이 게시글을 쓴 것처럼 조작했다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고소했다.

장 대표가 윤리위 재심을 지시했지만, 공정한 심의를 할지 미지수다. 정적 축출 의혹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구성 단계부터 ‘윤 어게인’ 인사 논란이 일었고, 윤리위 비판을 징계 이유로 삼기도 했다. 이런 윤리위의 재심을 승복하겠는가. 윤리위부터 신망받는 사람들로 재구성해야 한다. 문제의 최종 책임이 장 대표에게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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