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분간 ‘2.5% 유지’ 시사

 

“고환율 사태가 결정적 이유

韓만의 요인이 4분의1 수준”

물가·집값 급등세도 ‘부담’

 

“올 성장률 1.8% 상회 가능성”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고환율과 수도권 집값 상승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15일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삭제했다. 이는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결정 배경과 관련, “환율이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다”면서 지난 연말의 수급 안정화 정책 이후 환율 반등과 관련해 “엔화 약세, 달러화 강세, 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작용했고 4분의 1 정도는 한국만의 요인이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직전 회의가 열린 지난해 11월까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이번 통화정책 방향회의에서 이를 삭제하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의 종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5명이 현재의 경제 상황이 지속한다는 전제하에 3개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3.8원 올라 1477.5원에 이르며 1480원 선을 위협했다. 지난해 12월 22∼23일 이틀 연속 1480원을 넘어 외환 당국이 개입에 나선 뒤 1440원대까지 급락했던 환율은 새해 들어 10 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원화 가치 절하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해 들어 다시 원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더 늘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 데다 제롬 파월 Fed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등 불확실성이 크고 수도권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함께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안정 목표(2%)를 웃도는 추세도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수도권 등 일부 지역 집값 상승세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 주(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직전 주보다 0.18%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48주 연속 상승세다.

한은은 1.8%였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역시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 총재는 “적어도 1년 정도는 반도체와 관련해 경제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협상 결과에 따라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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