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으로 귀가한 남성이 주차장 차량 내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해당 대리기사가 사망자 집을 찾지 못해 지구대를 방문, 도움을 요청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5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 55분쯤 평택 동삭동 소재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차량 뒷좌석에서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전날인 9일 오후 9시쯤 대리운전을 통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까지 왔다가 술에 취해 차에 머물러 있다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을 부검한 뒤 ‘기도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판단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내놨다. 경찰은 잠든 상태에서 구토한 A 씨가 토사물로 인해 기도가 막혀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사건 당일 대리기사 B 씨는 만취해 인사불성이 된 A 씨의 집을 찾지 못해 오랜 시간 헤맨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B 씨는 A 씨와의 술자리에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대리호출을 받아 “평택 법원 근처 ○○아파트”라는 사실만을 듣고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법원 근처에는 동일한 이름의 아파트가 여럿 있었고, A 씨가 좀처럼 술에서 깨지 않자 오후 9시 28분쯤 차량을 평택지구대로 돌렸다. B 씨는 경찰에 “대리손님의 집을 찾을 수가 없다”며 도움을 청했는데,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은 A 씨의 어깨를 흔들거나 허벅지를 주무르고, 찬물에 손가락을 담그는 등 신체 반응을 확인했다.
B 씨는 A 씨를 맡아줄 수 없겠느냐고도 물었지만, 경찰은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고, 더 이상의 조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 B 씨는 도착 6분여 만에 차를 몰고 지구대를 빠져나왔다.
B 씨는 A 씨의 차량 앞유리에 붙은 아파트 스티커를 보고 가까스로 집을 찾아 주차한 뒤 대리호출을 한 A 씨의 지인에게 운행 종료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그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전송하고, 시동을 켜둔 채 창문을 조금 내리고 현장을 떠났다.
하루 뒤 A 씨는 차량 내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 씨는 술을 마신 식당에 휴대전화를 두고 나왔는데, 식당 주인이 전화기의 주인을 찾으려고 A 씨의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리던 중 사망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 참고인인 B 씨가 대리운행 과정에서 지구대에 들렀다는 진술을 확보, 근무자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포함해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 경찰관들이 A 씨 신원 파악을 위한 노력이나 구급차를 부르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다만 근무자들은 당시 대리기사가 누군가와 통화한 뒤 지구대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는 ‘집을 찾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유족들에게 모두 밝히고, 국가배상 등 진행할 수 있는 절차에 관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장병철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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