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새해에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야당의 저항 수단인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나 단식 항의는 이젠 큰 관심도 끌지 못하는 요식행위처럼 됐다. 민주당은 16일 오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등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2차 특검법을 처리한다. 기존의 3개 특검은 지난해 6월부터 180일 동안 전방위 수사를 펼쳤고, 관련자들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이날 오후엔 체포 방해 사건 1심 선고도 있을 예정이다. 국가수사본부가 잔여 수사를 하는 것이 통상 절차인데, 이를 뭉개고 무리하게 추가 특검을 고집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2차 특검은, 법원행정처가 “기존 특검을 재차 연장하는 것”이라고 우려했을 정도로 수사 중복이 뻔해 보인다. 그런데도 수사 인력이 최대 251명으로 원안보다 커졌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로,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기간과 겹친다. 수사 대상에 비상계엄 후속 조치 수행도 포함됐는데, 여당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야당 소속 인사들의 연루를 주장해왔다. 지난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대상이다. 특검 추천권을 범여권이 독점하니 ‘하명 수사’나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노리는 것은 ‘선거용 특검’이고, 내란 프레임 재탕이란 비판을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내란 세력 단죄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내란 혐의 선고를 앞둔 재판부 겁박으로도 비친다.

민주당은 공천 헌금 의혹과 통일교 로비 의혹 등 불리할 수 있는 특검 도입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 곧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 도입 등의 법안도 처리하겠다고 한다. 야당과 법조계가 ‘사법부 파괴 악법’이라는데,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필리버스터 중단→입법 강행이 16번째 반복된 날,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표는 불참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점심을 했다. “국정에 대한 초당적 협력 요청” 차원이라고 한다. 여당이 폭주하는 현실과 겹친 초현실적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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