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법원 규칙 개정하면서부터 가능
2018년 박근혜 국정농단 1심 선고 생중계
“변호인들 ‘쇼’하면서 법리 집중 안 해”
국민 87.9% 재판 생중계 찬성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16일 생중계됐다. 전직 대통령 재판 생중계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세 번째 굴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재판 생중계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 원칙을 지켜야 할 재판이 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1·2심 재판 생중계는 2017년 8월 대법원이 관련 규칙을 개정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개정된 규칙은 재판부가 피고인이 생중계에 동의할 경우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되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는 1·2심 재판 선고를 재량으로 중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선고가 생중계됐다. 당시 재판부는 법정 내 질서유지 등을 고려해 방송사 카메라가 아닌 법원 내 자체 카메라로 영상 촬영해 외부에 송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가깝게는 지난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관한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TV로 생중계됐다. 다만 당시 이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반면 여론의 전망이나 관심이 컸지만 생중계가 허용되지 않은 예도 있었다. 2017년 8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당시 일각에서 생중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재판부는 공익보다 피고인들이 입게 될 손해가 더 크다며 허용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1심 선고 때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재판 촬영이나 중계에 동의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생중계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재판을 생중계한 바 있다. 헌재는 2017년 3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선고 장면을 생중계했다. 앞서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심판, 2008년 1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위헌확인 심판 선고도 생중계했다. 헌재는 재판 중계에 대해 2021년 9월 헌재 심판규칙을 개정해 영상재판 근거를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이 규칙에 따르면 국민 관심이 큰 사건의 변론이나 선고 등을 인터넷·TV 등을 통해 생중계할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국민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는 주장과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법원은 재판에 대한 중계 수요가 커지면서 법원도 2023년 법원방송을 개국해 하급심 재판을 중계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에 가로막혀 논의가 보류된 상황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재판 과정을 중계하면 재판장이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할 것”이라며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서울 소재 한 변호사도 “중계를 하면 변호인들이 눈길을 끌기 위해 이른바 ‘쇼’를 하면서 법리에 집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너진 사법부 신뢰를 재판 중계로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7.9%가 재판 생중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법학자들도 92.3%로 높은 찬성률을 나타냈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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