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택지 가로막혀…현실 직시해야

벨루가. 연합뉴스
벨루가. 연합뉴스

6년째 이어져 온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흰고래) ‘벨라’의 방류 여부와 관련해 자문위원단 내부에서 “현실적으로 방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방류기술위원회 외부위원 일부는 지난해 마지막이었던 11월 회의에서 ‘방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모았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러시아에서 벨루가 3마리를 들여왔으나 수컷 벨루가 2마리가 2016년, 2019년에 각각 폐사했다. 이후 2019년 10월쯤 암컷 ‘벨라’를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모여 발족한 위원회는 그간 벨라를 고향인 러시아 북극해로 돌려보내거나 해외 ‘바다쉼터(Sanctuary)’로 이송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위원들에 따르면 모든 선택지가 현실적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논의 초반 최우선 순위였던 러시아 이송은 전쟁 등 국제 정세와 러시아 측 비협조로 현실화가 어려워졌다. 러시아 지원 없이는 장거리 이송 시 발생하는 쇼크사 등 돌발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방향을 바꿔 물색한 해외 쉼터 역시 마땅한 곳이 없는 상태다. 아이슬란드 쉼터는 기후와 인적 여건 문제로 무산됐고, 유일한 희망으로 남아있던 캐나다 쉼터는 ‘소음 문제’가 새로 지적됐다.

해양 생태 전문가인 한 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범고래들도 그곳을 간다는데, 격리해도 (초음파) 신호가 들려 벨라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라며 “고민해봤지만, 여건상 그대로 있는 게 좋다고 본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시민단체 출신 위원 사이에서도 롯데가 이제는 ‘방류 불가능’이라는 현실을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원인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방류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2019년 발표가 의도는 좋았으나, 알아보니 녹록지 않았단 쪽으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단체 위원도 “롯데 측을 편든다고 보일 수 있지만, 벨라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롯데월드 측은 이 같은 위원들의 주장이 위원회의 공식 안건으로 채택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현재는 방침을 재검토하기보단 조금이라도 벨라의 방류 가능성을 높이려 중지를 모으는 단계라는 취지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지난 회의에서도 방류 자체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며 “벨라가 안전하게 지낼 곳을 어떻게든 찾아서 보내는 게 목표다. 여건이 어렵지만 포기하거나 중단한 적 없다”고 밝혔다.

올해는 롯데월드 측이 직접 밝힌 방류 ‘마감 시한’이다. 고정락 전 아쿠아리움 관장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해외사와 2026년까지는 방류해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벨라 방류 운동을 벌여온 ‘핫핑크돌핀스’는 16일 홈페이지 활동 소식을 통해 벨라가 입을 벌리며 이빨을 드러내는 등 “감금 스트레스로 인한 공격적 위협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롯데는 더 늦기 전에 벨루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이현웅 기자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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