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환 리스크 노출 달러 자산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25배…대만 45배로 가장 취약
원달러 환율이 변동할 때마다 자산 가치가 크게 출렁이는 위험도가 높은 달러 자산이 한국의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다는 국제기구의 경고가 나왔다. 국내 외환시장이 취약한 상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발간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환 리스크에 노출된 달러 자산이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IMF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달러 자산 환 노출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이 배율이 높으면 국가 경제가 환율 변동성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려는 달러 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그 나라 외환시장에 쏟아져 더 크게 환율을 요동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 노출 달러 자산이란 환율 변동에 안전장치 없이 노출된 자산으로 해외 주식·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이 포함된다. 환율이 급변하면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려고 동시에 달러를 매도(환 헤지)한다. 시장에는 달러 물량이 폭발적으로 쏟아진다. 이때 달러 규모가 외환시장 거래량(수용 능력)을 크게 웃돌면 시장이 이를 감당 못 해 환율 변동 폭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배율이 가장 큰 국가는 약 45배를 기록한 대만이었다. 대만의 달러 자산 규모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아 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본은 절대적인 달러 자산 규모가 가장 컸지만 외환시장 규모도 커서 배율은 20배를 밑돌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한 자릿수 배율에 그쳤다.
한국과 대만은 미국 같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까닭에 외환시장 규모가 작아 달러 가치 변동에 따른 충격을 단기간 내 흡수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비대한 환 노출 달러 자산이 시장에 ‘경고 신호’로 인식된다.
특히 보고서는 전 세계 투자자가 동시에 환 헤지에 나서는 이른바 ‘환 헤지 쏠림’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지난달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 헤지’ 기간을 연장한 것도 향후 환율 하락 전환 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환 노출 상태로 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서학개미’에 대해서는 개인 자산운용 차원을 넘어 거시경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증권사를 통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이 특정 환율에 선물환을 매도하면 은행은 환리스크를 줄이려 달러 현물을 팔게 된다. 개인은 환리스크를 피하는 동시에 외환시장은 달러 공급 확대로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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