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퇴근 이후

 

전북 익산 동호회 ‘산들MTB’

올핸 포항 ~ 고성 7호선 라이딩

지난 15일 밤‘산들MTB’회원들이 야간 라이딩 중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언덕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들MTB제공
지난 15일 밤‘산들MTB’회원들이 야간 라이딩 중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언덕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들MTB제공

익산=박팔령 기자

지난 15일 오후 6시 30분, 전북 익산의 만경강 자전거길.

두툼한 방한 점퍼에 헬멧, 스포츠 고글, 목과 안면을 감싸는 방한용 넥워머를 착용한 라이더 11명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었다. 별빛과 물안개가 어우러진 라이딩 행렬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다. 지난 2013년 결성돼 13년을 유지해 온 ‘산들MTB’ 회원들이다. 전북 익산의 직장인들로 구성된 정회원만 37명. 연령대는 50∼60대로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구호와 함께 ‘근육 부자’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동절기인 12월부터는 추위 탓에 라이딩이 쉽지 않지만 산들MTB 회원들은 멈추지 않는다. 매주 화·목요일 밤 퇴근 이후 야간 라이딩을 즐기며 ‘밤의 질주단’이란 별명도 얻었다. 매달 한 차례 장거리 원정 라이딩, 틈날 때마다 산으로 강으로 떠나는 ‘번개’ 라이딩까지 프로그램을 3중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야간 라이딩의 목적지는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언덕. 30㎞쯤 왕복 코스를 달리다 보면 어느새 두꺼운 방한복에도 땀이 배어 나온다.

창립 초창기 멤버인 전미란(60) 씨는 “야간 주행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주변 불빛이 적어 집중하게 되고, 행렬 선두의 안전 신호가 후미까지 전달되는 긴장감에, 목적지 인근 식당서 즐기는 별식까지 즐거움이 두 배가 된다”며 “페달링 뒤 마주한 맛집, 농담과 서로 챙겨주는 마음이 뒤섞인 대화 속에 가족 못지않은 따스한 온도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산들MTB 회원들에게 한 달에 한 번,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떠나는 장거리 원정 라이딩은 작은 축제다. 지난 2024∼2025년 아라뱃길∼팔당댐, 춘천∼양평∼충주로 이어진 라이딩 코스, 이화령을 넘어 문경새재와 안동댐∼낙동강 하구 을숙도까지 국토종주 코스 대장정은 잊지 못할 도전이자 추억이었다. 봄에는 섬진강 벚꽃길, 가을엔 동진강 갈대밭, 장수 장안산 임도길을 달렸다. 군산·부여·공주·세종·대청댐으로 이어지는 금강변 자전거길에 담양∼나주∼목포의 영산강까지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수첩에 ‘인증 도장’이 하나하나 늘어날 때마다 ‘오늘도 해냈다’는 만족감에 가슴이 뿌듯하다. 내친김에 올해는 정기 라이딩 코스로 경북 포항 구룡포에서 강원 고성까지 국도 7호선을 따라 달려 볼 예정이다.

자전거로 이어진 공동체, 산들MTB 회원들은 자전거를 통해 화합은 기본이고 건강을 덤으로 얻고 있다.

이 모임의 회장인 이정기(57·차량 부품제조업) 씨는 “처음 야간 라이딩을 시작할 땐 체력이 버거웠던 이들도, 지금은 가파른 업힐 코스도 거뜬히 오른다”며 “산들MTB의 라이딩은 ‘누가 더 빠른가’보다 ‘누가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가는가’를 시험하는 자리다. 목표는 기록이 아니라 추억”이라고 말했다.

박팔령 기자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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