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을 살리는 사람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경.  남원시청 제공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경. 남원시청 제공

완주=박팔령 기자

전북 전주한옥마을,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성격이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있다. 시·군에서 진행한 공공사업이면서도 아원고택 전해갑 관장이 재능기부를 통해 ‘디렉팅’한 곳이란 점이다.

건물 신축이나 도시재생·리모델링 분야에서 디렉팅은 디자인의 방향과 완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디렉팅의 밀도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며,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건축가이자 디렉터로 알려진 전 관장은 전주한옥마을이 처음 관광지로 변신하기 시작한 2006년쯤 ‘고신’(古新)이라는 전통한옥찻집을 개관했다.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던 한옥을 리모델링을 통해 찻집으로 개조한 것. 서울 인사동이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화단, 소품과 조명 등 인근에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풍의 건축미가 가미된 ‘문화 카페’도 조성했다.

전주한옥마을 카페 고신(古新).  아원고택 제공
전주한옥마을 카페 고신(古新). 아원고택 제공

이와 맞물려 전주한옥마을에 관광객을 위한 재생사업 기틀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송하진 당시 전주시장도 전 관장의 재능을 알아봤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골목에 실개천을 조성하고 모던과 전통이 어우러진 카페·갤러리·음식점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아갔다. 이후 전주한옥마을은 한 해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로 발전했다.

지난해 16만3000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완주 삼례문화예술촌도 마찬가지다. 곡물창고로 쓰던 곳을 완주군이 삼례농협으로부터 인수해 리모델링해 2013년 개관했다. 방치된 창고 건물이 작품 전시실로, 카페로 조성되고 곡물을 쌓아 놓던 마당은 축제의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삼례문화예술촌 조성 사업을 추진한 임정엽 완주군수도 전 관장의 예술적 감각과 공간 구성에 대한 밑그림에 감복했다고 말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지어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아예 작품 기증자인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전 관장에게 디렉팅을 맡겨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남원 출신인 김 작가는 대량의 작품과 서적을 남원시에 기증하면서 전 관장에게 건축설계의 방향과 세부적인 콘셉트, 실내 카페 병용 등 디렉팅을 요청했다. 이곳은 안도 다다오풍의 나벽(裸壁) 건물, 물의 빛반사를 통한 생동감 넘치는 건물, 관람객들이 편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카페 등 문화공간으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박팔령 기자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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