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재범 콘서트

 

3명의 미군 앞에서 처음 노래

‘내가 견뎌온 날들’ 첫 곡 선정

불안정한 목상태 “사력 다할것”

은퇴를 선언한 가수 임재범이 17일 서울 KSPO돔에서 열린 ‘나는 임재범이다’ 공연에서 ‘고해’(아래)를 부르고 있다.  블루씨드엔테터인먼트 제공
은퇴를 선언한 가수 임재범이 17일 서울 KSPO돔에서 열린 ‘나는 임재범이다’ 공연에서 ‘고해’(아래)를 부르고 있다. 블루씨드엔테터인먼트 제공

“노래 부르다 보니 사람이 남더군요. 웃는 모습으로 절 기억해 주세요.”

40년 노래 인생에 마침표를 찍으며 가수 임재범은 ‘사람’을 강조했다. 지금껏 그를 지탱해준 팬들을 향한 솔직한 고백이었다.

임재범은 지난 17∼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전국투어 ‘나는 임재범이다’ 서울 공연을 열었다. 그가 이달 초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후 처음 선보이는 공연이기 때문에 1만8000여 관객의 시선은 그의 입으로 쏠렸다.

이런 궁금증을 의식한 듯 그는 “직접 순서를 짰다”면서 ‘내가 견뎌온 날들’과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가장 먼저 들려줬다.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노래였다.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 투어를 끝으로 저는 무대에서 물러난다”고 운을 뗀 그는 “정말 많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니 편안히 떠나보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재범은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다소 불안정한 목 상태를 보이며 “은퇴가 가까워서인지 목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있는 약, 없는 약을 때려 넣었다. 끝까지 사력을 다하겠다”고 토로했다. ‘너를 위해’를 비롯해 ‘낙인’ 등 고음이 돋보이는 곡을 부르며 만족스럽지 못한 듯한 뉘앙스를 보인 그는 “은퇴에 얽힌 자초지종을 말하면 저도 가슴이 아프고, 저를 사랑한 여러분의 마음도 아플 것이다. 섭섭한 마음은 접어두고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통해 그의 목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임재범은 1부와 2부 사이, 그의 음악 인생을 집약한 6분가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986년 록밴드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하며 ‘크게 라디오를 켜고’로 주목받은 후 1991년 솔로로 전향한 그는 ‘이 밤이 지나면’ ‘사랑보다 깊은 상처’ ‘고해’ ‘너를 위해’ 등 불후의 명곡을 배출했다. 이후 꽤 긴 공백기를 갖다가 MBC 예능 ‘나는 가수다’를 통해 복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임재범이 고른 마지막 노래는 지난해 발표한 신곡 ‘인사’였다. “내 삶의 이유가 되고 영혼의 깊은 뿌리로 단단히 나를 지탱한 그대라는 큰 사랑”이라는 가사는 40년간 그와 동행해준 팬들을 향한 헌사였다. 임재범은 “팬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던 노래”라면서 “첫 공연 당시 술에 취한 미군 3명 앞에서 노래했는데, 여기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전부 여러분 덕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잇단 앙코르 요청에 임재범이 고이 꺼내놓은 곡은 시나위를 떠나 ‘보컬리스트 임재범’의 홀로서기를 선언한 곡인 ‘이 밤이 지나면’이었다. “이 밤이 지나면 우린 또다시 헤어져야 하는데 아무런 말없이 이대로 그댈 떠나보내야만 하나.” 이는 임재범이 팬들을 향해 부르는 곡이 아니라, 은퇴를 선언한 임재범에게 팬들이 부르는 답가처럼 들렸다.

무대를 마무리하며 이례적으로 팬들과 단체 사진도 촬영한 그는 말했다. “호호 할아버지가 돼서도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남기고 싶습니다.”

한편 이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연장을 방문해 임재범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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