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웅 콘서트
3일간 관객 5만4000명 모여
166m 스크린 압도적 몰입감
재즈·댄스·록… 미친 가창력
“두쫀쿠보다 임영웅” “누나 팬들도 ‘우쭈쭈’가 필요해” “장기 재직 휴가, 임영웅 콘서트에 썼다!”
5060 중년팬도, 7080 어르신팬들도 임영웅 앞에선 아이돌 그룹을 쫓는 10대 팬클럽 같았다. 약 3시간의 공연이 휘몰아친 후 앙코르를 기다리던 순간, 장내 카메라가 팬들의 스케치북 글귀를 하나씩 하나씩 클로즈업했다. 그때마다 탄성과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 16∼18일 3일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임영웅 아임 히어로 투어’ 서울 공연이 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국투어의 연장선. 문화일보는 ‘피케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케팅)으로 구한 티켓으로 17일 오후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엔 3일간 무려 5만4000여 관객이 모였다.
새해 들어 두 번째인 임영웅 콘서트는 지난해보다 또 한걸음 성장한 모습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압도적인 몰입감의 166m 대형 스크린. 곡선의 디귿자형이어서 무대 어느 곳에서 봐도 임영웅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보였다. 커다란 범선이 스크린 중앙을 가르며 나타나고, 곧이어 반짝이 재킷을 입은 임영웅이 무대 아래에서 점프하듯 솟구쳐 오르자 분위기는 단박에 최고조로 끓어올랐다.
팬들이 한결같이 첫손에 꼽은 건 임영웅의 가창력. ‘미스터트롯’ 우승자답게 본디부터 흠잡을 데가 별로 없었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 뚜렷했다.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 ‘본업’인 트로트는 물론 발라드, 재즈, 댄스, 포크, 록, 랩,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까지 자유자재였다. ‘런던보이’는 록, ‘얼씨구’는 댄스, ‘우리에게 안녕’은 트로트, ‘답장을 보낸지’는 랩·힙합 장르였다. 공연 초반 연달아 부른 ‘연애편지’ ‘우리들의 블루스’ ‘이젠 나만 믿어요’는 재즈로 편곡됐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무작정 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팬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웠던 곡은 ‘아버지’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였다. 고백적 가사와 절절한 멜로디로 부를 때마다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곡인데, 임영웅은 이날도 감정에 몰입한 나머지 ‘울컥’했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선택된 곡을 부르는 ‘영웅 노래자랑’에선 노래에 대한 열정, 팬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도드라졌다. 나훈아의 ‘사내’, 라디의 ‘엄마’, 조용필의 ‘Q’, 버즈의 ‘마이 러브’ 등 역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화했다.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대 연출이었다.
무대 매너도 나무랄 데 없었다. 나훈아가 떠올랐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무대 위에서 바로 옷을 갈아입는다든지, 무대 곳곳을 누비며 팬들과 눈빛을 교환하고, 재치있는 토크를 하는 모습이 닮아 보였다. 공연 말미에는 EDM 스타일의 ‘홈(HOME)’ ‘히어로(HERO)’로 어르신 관객들마저 ‘기립’하게 했다. 중장년 관객들은 임영웅의 “소리 질러” 구호에 맞춰 어깨춤을 췄다. 앙코르까지 26곡을 소화한 임영웅은 허리 굽히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무대에 설 때마다 내가 왜 노래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고 감사하게 된다. 항상 ‘건행’(건강하고 행복)하시라.”
김인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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