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에 있는 주택의 중위 월세가격이 100만 원을 돌파했다. 부동산원 집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지방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은 서울의 절반 수준인 50만6000원 수준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에서 서울의 월세 중위가격은 100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그보다 앞서 한 달 전인 11월 중위가격은 99만5000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월세의 심리적 기준선이었던 ‘100만 원’이 선호도가 높은 특정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중위값은 조사대상을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값이다. 서울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이 100만 원을 넘긴 건 부동산원 집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월세가 100만 원을 넘긴 건 이미 4년 전(2021년 7월 105만2000원)이다.
평균값의 경우 초고가 혹은 초저가 표본이 소수만 있어도 실상을 왜곡해 보여줄 여지가 있다. 반면 중위값은 극단적인 표본의 영향을 낮춰 일반적인 구성원의 수준을 보여줄 때 적합하다. 서울에 사는 평범한 가정이 월세로 살고 있다면 매달 100만원씩 주거비로 고정지출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뜻이다.
실제 고가 월세는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싼 강남3구나 용산구, 한강 인접 지역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지은 지 40년이 다 돼가는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59㎡형은 지난 13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만 원 거래가 신고됐다. 상계동·중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등 구축 단지는 인근 학원가를 겨냥한 단기 거주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고가 월세가 많은 편으로 알려졌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70㎡형도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1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월세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오름폭이 한층 가팔라졌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월세 통합 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3.27% 올랐는데, 10~12월 사이에만 1.57%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100만 원 이상 월세 거래는 3860건으로 10년 전 같은 기간(2015년 12월 1304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월세 계약 가운데 100만 원 이상 거래도 26% 수준에서 39%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한 해 치솟은 매매가격을 좇아 월세도 오르는 모양새다. 부동산 대책으로 집 사기 힘들어진 환경에서 임차 수요가 늘어난 것이나, 전세사기를 피하려는 수요, 저금리에 월세를 챙기려는 집주인의 요구 등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큰 월세가 뛰면서 임차 가구의 주거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임정환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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