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 편입 자금 유입되면

20~30원 수준 하방 압력 기대

4월엔 외인 배당금 역송금 많아

환율 변동성 되레 확대 전망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근접하며 고환율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원화 약세를 완화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핵심 벤치마크인 WGBI를 추종해 한국 국채를 자동으로 편입해야 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 환율에 20~30원 수준의 중기적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4월에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이 겹치면서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GBI 편입은 2026년 4월부터 11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외국인 자금의 성격을 장기·안정적 수요로 바꾸는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지수 산출 기관 FTSE 러셀이 제시한 한국 비중이 2%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 달러 수준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거론된다”며 “이 가운데 일부 자금이 환헤지 없이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에 20~30원가량의 중기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 흐름은 이미 숫자로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고 증가액(만기 상환분 반영, 연말 기준)은 2020년 26조2000억 원, 2021년 64조 원에서 2022년 14조5000억 원, 2023년 14조3000억 원으로 둔화됐다가 2024년 25조3000억 원으로 회복했다. WGBI 편입이 확정된 지난해에는 70조1000억 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다만 4월 들어 배당금 역송금으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매년 4월엔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월 결산 법인에서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바꿔 가져가는 ‘배당 역송금’ 수요가 집중되는데, 지난해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투자가 집중적으로 증시를 밀어 올리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5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커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으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의 현금배당은 45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외국인의 국내 증시 시가총액 대비 보유 비중은 약 32.9%로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주식시장에서는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논의도 중장기 ‘코리아 리레이팅’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은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돼 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환이 현실화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돼 원화 자산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조재연 기자, 최근영 기자
박정경
조재연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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