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테크 역습, 방파제 없는 한국

 

한국은 “신차 절반 무공해차로”

中 전기차 공세에 기름 붓는 격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중국산 전기차 침투에 맞서 이른바 ‘탄소 중립’을 목표로 진행하던 전기차 확대 정책을 잇달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자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아예 폐지했고, 유럽연합(EU)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철회하는 등 ‘전기차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은 5년 뒤 신차의 절반을 무공해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내걸면서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의 물량 공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전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근거로 소비자가 전기차를 사면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4만 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해 왔는데, 이 같은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이어 미국은 지난해 12월, 전임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해 추진했던 ‘내연 자동차 연비 규제’마저 되돌려 놨다. 이에 따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속속 앞다퉈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백지화하고 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10년 뒤에도 내연차 생산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EU는 203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신차 판매를 아예 금지하려 했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1년 배출량의 최대 10% 수준까지 내연차 생산이 가능해진다. EU가 ‘2035년 내연차 판매 전면 금지’ 정책에서 급선회한 것은 안방을 잠식한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내 중국 전기차 브랜드 점유율은 2023년 초 7%에서 지난해 10월 약 11%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최근 한국은 2030년에 보급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와 수소차 등 저공해·무공해차로 채우겠다고 발표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전동화 정책이 급격하게 추진될 경우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자동차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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