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셔츠의 깃을 정돈하고 단추를 채우는 일은 현대 의복 예절의 기본이다. 특히 정장을 입을 때 단추를 끼우다 보면 이 작은 물건이 처음부터 옷을 여미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단추의 시작은 ‘기능’이 아닌 ‘장식’이었다.
단추의 시초는 기원전 2800년경 인더스 문명 유적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견된 가장 오래된 단추들은 조개껍데기, 돌, 금속 등으로 만들어진 작은 장식품이었다. 실을 이용해 옷에 달기는 했으나, 오늘날처럼 옷감을 맞물려 고정하는 기능은 없었다. 고대인들에게 단추는 특정 집단에 속해 있음을 나타내거나 신분을 드러내는 일종의 ‘몸 위에 얹은 보석’이자 상징적 장식물이었다. 초기 중세 시대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옷을 고정하는 역할은 여전히 끈, 핀, 브로치가 담당했다. 단추는 장식적 가치가 높은 사치품이었으며, 금도금이나 보석이 박힌 단추는 입는 이의 권력과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단추가 비로소 옷을 여미는 실용적인 기능을 갖게 된 것은 14세기 무렵(약 1300년경) 유럽에서였다. 당시 인체의 곡선을 살린 타이트한 의복이 유행하면서 옷을 몸에 밀착시켜 고정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졌다. 끈은 묶고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브로치는 세밀한 핏을 잡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단추와 단춧구멍’이라는 조합이 탄생하며 오늘날 우리가 아는 단추의 기능이 완성됐다.
단추가 셔츠의 깃을 단정하게 고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은 훨씬 후대의 일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세워진 형태의 깃과 이를 단추로 고정하는 ‘버튼다운’ 방식 등 현대적인 셔츠 구조는 19세기 이후에야 비로소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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