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2025년 고용시장은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전년에 이어 완만히 증가했으나, 청년실업률은 소폭 상승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에 비해 19만3000명 늘어난 2876만9000명이었으며, 15∼64세 고용률(OECD 기준)은 0.3%p 상승한 69.8%였다. 전체 실업률은 2.8%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실업자는 83만 명으로 약간 늘어났으며,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1%로 전년에 비해 0.2%p 상승했다.
연간 고용률은 62.9%(15세 이상 인구)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상황이 개선된 듯이 보이나 ‘착시현상’이다. 미래를 짊어질 청년 세대의 상황이 암울하다. 청년층고용률(45.0%)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청년취업자는 38개월 연속 줄어 전년 대비 11만 명 이상 감소했다. 구직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은, 따라서 경제활동 자체에서 이탈해 ‘쉬었음’ 인구로 집계된 20, 30대가 71만7000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20만 명대 초반이었으나, 2024년에 30만 명을 넘어선 후 지난해에는 30만9000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일할 의지가 없다기보다는 일자리를 찾아도 자신의 미래를 걸어 볼 만한 일자리가 없으니 절망하여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고용 참사’가 발생한 2018년 이후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가 전체 고용 증가를 주도하는 현상이 2021·2022년에 다소 개선됐으나 2023년 이후 더 뚜렷해지고 있다. 2025년에는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를 제외하면 전체 취업자는 15만2000명 줄었다. 청년 구직자의 상황은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4년 공공부문 일자리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87만5000개인 공공부문 일자리는 전년보다 소폭 늘었으나 청년층 일자리는 3만 개 정도 줄었다. 비대해진 공공부문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신규 채용 축소로 번듯한 공공부문 일자리는 2022년을 기점으로 줄고 있다.
1년 미만 일자리 비중이 20%인 ‘세금 알바’ 비공무원 공공부문 일자리로는 청년들의 일자리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어디서 커리어(경력 쌓기)를 시작하느냐가 전 생애의 일자리를 좌지우지하는 ‘닫힌 노동시장’이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면 번듯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렵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고령층 취업자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핑계에 기대서는 날로 악화하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는 저성장·고령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3가지 파도에 직면해 있다. 노동시장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딜레마는 경직성과 연공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경직성과 연공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면서 일자리 창출이 더욱 부진해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외된 청년층과 취약계층에 돌아간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들이 시장에서 만드는 것이다. 시장에서 일자리다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정부가 정책 기조를 ‘시장 일자리’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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