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신용평가TF 첫 회의

 

포용적 금융 전환 기조 연장

건보료 납부정보 등 반영하는

대안 신용평가체제 추진키로

 

건전성 등 부담·부실 우려도

금융위원회가 담보·상환이력 등 전통적인 지표 대신 다양한 비금융 대안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소상공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신용평가 고도화를 통해 금융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입증한다고 보기 어려운 정보로 신용평가체계를 만들어 신용시스템 혼선을 초래하고, 향후 금융권 부실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20일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주재하며 “포용금융을 위한 정책들이 일회성의 형식적 지원에 그치지 않으려면 근본적 신용평가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신용자라는 이유로 가혹한 장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포용력으로, 성실한 국민이라면 언제나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스템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TF는 금융소외계층 신용평가 고도화 관련 세부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족됐다. 금융위는 앞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건강보험료, 전기·수도요금 등 납부 정보 등 공공기관 보유 비금융 대안정보를 모아 금융권에 공급할 수 있는 ‘대안정보센터’(가칭)를 신용정보원 내에 구축해 숨은 신용점수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가 대안정보에 기반한 신용도를 일정 기간 유지할 경우 중금리 대출 금리를 우대하거나 카드 발급요건을 완화해주는 ‘신용성장계좌’도 도입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TF는 △개인신용평가 현황·평가 △대안신용평가 현황 및 활성화 과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현황·평가 등 과제별로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논의는 현행 신용평가체계에서 중·저신용자의 제도권 금융접근성이 낮고, 신용점수 양극화가 심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신용평가사들은 데이터 결합에 소요되는 시간, 개인정보 활용 동의 절차 등으로 인해 대안정보 활용할 인프라와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개인신용평가 대상의 28.6%가 950점 이상의 신용점수를 받고 있어 평가모형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대안정보 기반 신용평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신용평가체계에서 소외된 집단은 실제 소득이나 자산이 불안정한 상태인 경우가 다수여서다. 개편된 체계에서 신용도 평가가 올라간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상환 능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착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확대가 자칫 신용 리스크 관리 완화로 해석돼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사의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신용점수의 예측 가능성이나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신용점수가 실제 부실 가능성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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