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개정안 ‘신중 검토’ 의견
“법관 직무수행 지나치게 위축”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2월 설 연휴 전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대법원이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 위헌 소지 및 사법부 독립 침해 가능성 등을 들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했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진우(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법왜곡죄 신설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에 대해 “사법부 독립을 약화시킬 수 있고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도 있다”며 ‘신중검토’ 의견을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특히 법관은 헌법 제103조,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에서 법관에게 재판상·직무상 독립을 인정하고 있어 법 해석 및 그 적용에 재량이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바 법관의 재량과 ‘법왜곡’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는 이어 “법관의 단순한 판단상의 과오나 소수 견해까지도 수사·형사처벌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며 “법관의 직무수행을 지나치게 위축시켜 새로운 시대상이나 당시의 건전한 상식·경험을 반영한 전향적 판결의 등장, 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행정처는 “미국·프랑스·스위스·일본 등 형법에서는 법왜곡죄 규정을 찾을 수 없고 직무유기죄 등 포괄적 구성요건에 의해서만 의율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어 “독일 등의 입법례가 있으나 독일이 법왜곡죄를 도입한 이유는 나치 사법 등 특유의 역사적 배경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 종합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법왜곡’을 주장하여 불필요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대통령 재임 중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관한 재판과 관련돼 법원행정처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재희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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