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는 권상우다.”
이런 평가가 이제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배우 권상우는 2020년대 들어 스크린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다. 2020년 ‘히트맨’(240만 명)을 시작으로 ‘해적:도깨비 깃발’(133만 명), ‘히트맨2’(254만 명)를 모두 1월에 공개했다.
그 사이 팬데믹으로 인해 모두가 극장 개봉을 꺼린 것을 고려할 때, 권상우의 행보는 의미가 컸다. 게다가 쏠쏠한 흥행 성적까지 챙기면서 권상우표(標) 코미디를 하나의 장르화시켰다.
그리고 올해도 로맨틱 코미디 ‘하트맨’으로 어김없이 돌아왔다. ‘히트맨’ 시리즈를 연출한 최원섭 감독과 다시 손잡으며 ‘하트맨’이라는 그럴싸한 제목을 붙였다. 어느덧 50대에 접어들었지만 첫사랑을 소재로 삼은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은 권상우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이자 힘이다.
“무조건 해야죠, 첫사랑 이야기인데요.(웃음) 코미디 영화지만, 예쁜 멜로 영화라고 생각해요. 제 나이에 쉽게 받아볼 수 없는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였어요. 또 유독 입맞춤 장면도 많죠. 15년 전 영화 ‘통증’ 이후 첫 키스신(scene)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동안 출연한 작품 중 키스신을 가장 많이 소화한 영화예요. 몇십 년 갈망하던 첫사랑과 재회한 남자의 모습을 얄밉지 않게 연기하려 노력했어요.”
권상우는 원조 한류스타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인기가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으러 번졌다. 그런 그가 이제는 ‘스타’를 넘어 ‘배우’의 영역에 한 뼘 더 다가섰다. 최원섭 감독은 그의 이런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권상우가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에서 부메랑을 던지며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고 외쳤던 명대사는 ‘하트맨’에서 “사람은 돌아다니는 거야”로 절묘하게 패러디됐다.
“미리 상의된 대사는 아니었어요. 대본을 읽고, 이 대사를 활용하는 게 재미있게 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최 감독님과 현장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영화 제목도 원래 ‘하트맨’이 아니었어요. 다른 가제가 있었는데, 촬영장에서 농담처럼 ‘하트맨 어때?’라고 했는데 정말 제목이 됐죠. 1차원적이지만 흥미를 끌 수 있는 제목이었어요.”
20∼30대 고난도 액션과 진한 멜로물을 선호하던 권상우는 요즘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그는 “우리 아이도 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건강한 작품에 더 마음이 끌린다고 말했다. 단순한 웃음이 아니라 휴머니즘도 담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코미디 장르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은 속상하다.
“가족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을 담은 시나리오에 더 손이 가요. 몇몇 흥행에 성공한 작품도 있지만 전 여전히 헛헛해요. ‘아직은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고 있죠. 예전보다 코미디물에 자주 출연하는 건, 제가 좋아하는 장르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직접 기획한 작품도 있는데, 올해 안에 제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권상우는 그동안 그가 쌓아온 업적에 비해 저평가된 배우로 분류된다. 한류 1세대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고, 침체기에 빠진 극장가에서도 성실하게 신작을 내며 명맥을 잇고 있다.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길을, 권상우는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저는 거의 신인 감독님들과 작업해왔어요. 대감독님이라 불리는 분들의 선택을 받거나, 순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작품에 출연해본 적도 거의 없죠. 개봉 후에도 불안한 마음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 작품이 많았지만, ‘해냈다’는 희열을 느끼곤 했어요. 아직도 스스로 부족한 것 같고 아웃사이더 같아요. 낭떠러지 앞에 선 기분으로 신작을 내면서 항상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안진용 기자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