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한국과 미국은 새로운 안보 환경과 기술·경제 변화에 맞게 동맹 역할을 재정비하고자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미동맹이 군사적 범위를 넘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맹 현대화의 구체적 과제는 안보·기술·경제 등 다양한 영역과 분야에 걸쳐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지난해 12월 15일 자로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부대(5-17공중기병대대) 운용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동북아 전략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 역할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연말 한미연합정책포럼(CPF)에서 “한국은 단순히 한반도 위협에 대응하는 존재가 아니고 대중(對中) 견제 등에서 폭넓은 역할을 해야 하며 이러한 전략 환경 변화에 맞춰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발제자 데이비드 맥스웰 동아태전략센터 부회장은 “한국의 다음 전쟁은 한반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한반도 내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들 발언에서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은 중국 견제에 있고 그 중심은 대만 위협에 대응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맞춰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 중점이 중국의 대만 위협 대응에 있으므로 주한미군 전력의 우선순위도 여기에 두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아파치 공격헬기대대를 해체한 것이며, 이를 통해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을 정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파치 공격헬기는 한반도 지역에서는 유용한 전력이지만, 대만 위협에는 효용성이 낮다. 따라서 미국의 동북아시아 전략에 부합하는 새로운 유형의 부대가 편성될 것이다.

한편,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은 이재명 정부 임기 내에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의 사령관을 국군이 맡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위협은 한국이 전담하게 되고 미국은 한국에서 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하는 데 책임이 가벼워질 것이다. 여기에 더해 주한미군의 지리적 위치가 미국의 잠재적 적대세력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므로 미국은 주한미군을 한국 방위에 묶어 놓지 않고 중국 견제 전력으로 운용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조하고 이를 통합 지휘할 동북아 전투사령부 창설도 언급하고 있다. 중국 견제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속셈이다. 결국, 전작권 전환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맞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시켜 주고 주한미군은 동북아 전략기동타격대로 활용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새 안보전략(NSS)에 따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불가피하더라도 주한미군은 한국 방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한미동맹의 실체인 한미연합군이 한반도 아닌 동북아의 다른 지역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은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이 이를 허용하기 어렵다. 미국의 전략은 중국의 대만 위협에 한미일이 공동 대처한다는 것이지만, 국군은 북한 위협 대비에 전념해야 하고 작전지역도 한반도에 국한돼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국 땅에, 한국이 조성해 준 기지에 주둔하면서, 한국의 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운용되는 부대이기에 한국 방위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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