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을 상대로 경멸적 언사를 이어가며, ‘유럽 망신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중대 외교 사안 등에 미국의 눈치를 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던 유럽이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적 언사로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며 대치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SNS에 공개했다. 기존의 외교 관례를 완전히 무시한 행동으로, 자신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저자세’ 접근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르며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2일에 파리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련할테니 함께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의 메시지도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 뤼터 총장은 메시지에서 “시리아, 가자, 우크라이나에서 보여준 당신의 업적을 다보스(세계경제포럼 개최지)에서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일은 뤼터 총장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양 일색의 메시지를 보내고, 트럼프 대통령을 아빠(Daddy)에 빗대 표현하면서 환심을 사려 한 일화까지 상기시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공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한 결정을 두고 SNS에 “충격적이게도 우리 ‘멋진’ 나토 동맹국인 영국이 중대한 미군 기지가 있는 (차고스 제도)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모리셔스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줘버릴 계획”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정상 간 비공개 소통마저도 ‘무기’처럼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는 유럽을 ‘문명적 자존감’을 상실한 약하고 무기력한 국가들의 집합체로 보는 현 미국 행정부의 유럽관이 깔려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이종혜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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