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사이드 - 정원오 성동구청장
與 차기 서울시장 유력후보 거론
글로벌 G2도시 잠재력 끌어낼 것
현 시정엔 구체성·비전 안 보여
정비구역 지정권한 자치구 이양
신통기획·모아타운 속도 높일것
성동 ‘성공버스’로 환승저항 줄여
서울 20년 된 교통체계도 바꿔야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에 대해 “구체성이 부족하고 뚜렷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성동구청에서 만난 정 구청장은 “서울은 도시가 나아가야 할 분명한 목표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서울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시민들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지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특히 “서울시가 내세워 온 비전인 ‘동행매력’ ‘공정도시’ 같은 표현들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도대체 서울이 어떤 모습의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고 오 시장을 겨냥했다.
정 구청장은 “막대한 서울시 예산이 어떤 체계와 목표 아래 쓰이고 있는지, 시민들이 낸 세금이 무엇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큰 그림과 방향성이 시민들과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이 공감하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그 목표가 제시될 때 비로소 사람들이 움직이고 정책의 방향이 정해지며 내가 낸 세금이 어디를 향해 쓰일지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의 발전 사례를 들어 구체적인 목표 제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성수동의 현재 성과 역시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주민과 기업,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며 그 목표를 중심으로 정책과 사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서양에 뉴욕이라는 도시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서울이 있다를 목표로 서울이 ‘글로벌 주요 2개(G2) 도시’가 돼야 한다”며 “국가로선 G2가 되기 어렵더라도 도시로선 G2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그는 “도시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경쟁력을 키우려면 행정이 든든히 뒷받침돼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러질 못해 안타까웠다”며 “행정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 문제와 직결된 부분이 주거와 교통”이라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책임이 크다’는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해 ‘뉴타운을 가장 먼저 해제한 건 오 시장’이라며 서울 주택 공급 부족 책임론을 두고 연일 오 시장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정 구청장은 주거 문제와 관련해 “현재 서울시의 신통(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 다 좋다고 본다”면서도 “속도를 더 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속도를 올리는 카드로 정비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을 뽑았다. 그는 “주택정비사업의 첫 관문인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서울시에만 집중돼 있는 상태인데, 1000가구 미만 중소규모 정비사업의 구역 지정 권한만이라도 자치구에 위임한다면 권한 분산을 통한 효율적인 구조가 가능해져 주택 공급 속도 또한 한층 빨라질 것”이라며 “1000가구 미만 사업이 부담스럽다면 500가구 미만 규모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충분히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처음부터 완벽한 규모를 고집하기보다 실행 가능한 범위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 등 각종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축심의를 다시 서울시에서 받아야 하는 구조 역시 심각한 병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건축심의 권한도 자치구로 이양되면 신통기획은 이름 그대로 ‘신속통합’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교통 체계에 대해서는 “20여 년 전 이명박 시장 시절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근본적인 변화 없이 겉으로만 유지된 채 내부적으로는 곪아가고 있다”면서 “매일 아침 혼잡도 120이 넘는 지하철에서 숨을 참아가며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미봉책이나 부분적 개선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교통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 시내를 넘어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유기적인 광역 교통 개편이 절실하고, 지하철역과 주요 거점을 빠르고 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복잡해지면 ‘환승 저항’이 생기고, 출퇴근 시 자차 이용 비율이 높아져 교통 체증이 발생한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개입을 행정에서 하는 ‘모달 시프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관내 지하철역과 주요 공공시설 등을 편리하게 연결하며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빈틈없이 메우는 성동구 ‘성공버스’가 행정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정 구청장에 따르면 성공버스 도입 후에 마을버스 이용률이 7.18% 증가한 것은 물론 이동 시간도 크게 감소했다.
민주당에서 이미 서영교·박홍근·박주민·김영배 의원 등이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것과 달리, 정 구청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아직 공식적인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정 구청장은 “구청장으로서 제설문제나 한파대비 등 중요한 할 일들이 남아있어, 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구청장에서 사퇴하는 단계들이 아직은 심적인 무거움으로 다가온다”며 “출마 의사는 공식적인 선언 등 퍼포먼스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인 3월 5일이다.
이승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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