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UGA) 명예교수가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별세했다고 유가족이 21일 밝혔다. 87세.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박 교수는 해방 당시 평양에서 피난민 수용소 생활을 했으며, 분단 과정에서 조부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내려왔다. 그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부터 2015년까지 조지아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반도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박 교수는 한반도와 북미 관계를 연구해 온 학자로, 50회가 넘는 방북 경험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주선했으며, 이듬해인 1995년에는 조지아대 내 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the Study of Global Issues)를 설립해 초대 소장을 맡았다. 이후 남한·북한·미국 간 비공식 대화인 이른바 ‘트랙 II’ 대화를 주도하며 학계와 외교 실무를 잇는 역할을 수행했다. 2009년 미국인 기자 억류 사건 당시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협상을 중재하는 데에도 관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 교수는 2010년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수상했다.
박 교수는 “북한을 단순히 이념적 대립의 상대가 아니라 이해와 대화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관점을 견지해 왔으며, 그의 연구와 활동은 한미 관계와 동북아 평화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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