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격리 “쌀 값 불안 키운다”비판에 사전관리 강화
‘예산·논콩 과잉·흉년’ 모두 대응...“1석 4조” 기대
지난해 쌀값 급등을 불렀던 수확 후 ‘시장격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수급조절용 벼’ 사업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처음부터 가공용으로 재배해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고, 흉작 시 밥쌀로 전환하는 제도다.
참여 농가는 ha당 500만원의 전략작물직불금을 받으며 사업 규모는 2~3만ha다. 이는 쌀 약 10만~15만t 규모로, 사후 시장격리가 발동했던 10개년 평균 물량(28만t)의 약 35~50%에 해당한다. 기존 수확 후 초과분을 사후 격리하던 방식에서 애초 밥쌀 시장 진입량을 조절하는 사전 격리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확 후 격리가 쌀값 불안 키웠다
일각에선 그간 진행돼 온 수확 후 격리 방식이 쌀값의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풍작이 예상될 경우 정부가 사전에 격리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에 ‘과잉 신호’가 전달되고, 이는 곧 쌀값 하락 압박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흉작 시에는 정부 비축미 방출이 늦어지며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2005년 이후 예상소비량 대비 3% 이상 초과생산돼 시장격리가 발동된 10개년 평균 초과량은 28만t에 달한다. 수급조절용 벼는 애초 10만t 규모를 밥쌀 시장에서 차단해 사후 대응의 불확실성을 원천 차단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쌀값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석 4조 효과...예산·논콩·흉년·품질
새 제도는 1석 4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로 ‘이중’ 예산 절감이다. 10만t 격리 시 기존 약 3050억원이 소요됐으나, 수급조절용 벼는 1000억원으로 연 205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민간 신곡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라 정부 보관·관리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둘째로 논콩 등 타작물의 추가 과잉도 방지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간 정부는 쌀 과잉을 막기 위해 논에 콩 등 타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해왔다. 그러나 논콩 재배면적이 2023년 1만8300ha에서 2025년2만6600ha(잠정치)로 급증하면서 이번에는 콩 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급조절용 벼는 타작물 전환 없이도 밥쌀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어 이 같은 ‘풍선효과’를 피할 수 있다.
셋째, 공급부족 시 용도를 가공용에서 밥쌀용으로 전환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흉년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공업체가 공급받는 쌀의 품질도 높아진다. 묵은 정부관리양곡 대신 신선한 민간 신곡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가 수입도 평년보다 65만 원 늘 것
참여 농가도 안정적인 고정수입을 확보한다. 평균 단수(518kg/10a) 시 직불금 500만원과 가공용 쌀 출하대금 621만 원을 합쳐 1121만 원/ha를 받는다. 이는 밥쌀 평년 재배 수입(1056만 원) 대비 65만원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공용 쌀 출하 단가(정곡 기준 1200원/kg)는 밥쌀용보다 낮지만, 500만원의 직불금이 추가되면서 전체 수입은 오히려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참여를 원하는 농가는 오는 2월부터 읍·면·동에 신청서를 제출한 후 미곡종합처리장(RPC)와 출하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공익직불법상 자격 요건(1000㎡ 이상 경작, 농외소득 3700만원 미만 등)을 충족하고 정상 출하 시 연내 직불금과 출하대금을 지급받게 된다. 정부는 올해 참여 농가에게 내년 우선권을 부여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장상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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