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과제 정면으로 마주한 시간”…3개월간 합동위 활동 결산

합동위 논의 결과 검토, 국방개혁 및 국정과제 실천에 반영해 나갈 것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재명 정부의 국방개혁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국방부 장관 직속기구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110여일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자문위는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해체, 드론작전사령부 폐지, 합동작전사령부 창설, 위법 명령 거부권 명문화, 불법계엄 방지를 위한 계엄법 시행령 개정 등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국방부는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 종합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민관군 합동위는 주요 국방 현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국방부 장관 직속 자문기구로, 지난해 9월 30일 출범해 3개월간 운영됐다.

이날 종합보고회에는 합동위 활동을 결산하는 자리로 △미래전략 △헌법가치 정착 △방첩·보안 재설계 △군 사망사고 대책 △사관학교 교육개혁 등 5개 분과 37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회의를 주관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합동위는 우리 국방이 처한 위기와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민관군이 지혜를 모아 해법을 함께 모색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합동위 위원장은 “치열한 토론으로 가능했던 합동위 활동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라며 “합동위를 통해 얻은 논의 결과들이 우리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첨단강군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방부는 “합동위 운영은 종료됐지만 종합보고회에서 공유된 논의 결과를 심도 있게 검토해 국민주권 정부의 국방개혁과 국정과제 실천에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을 맡았던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위원장을 맡은 자문위는 △미래 전략 △헌법 가치 정착 △군 내 사망사고 대책 △군 방첩·보안 재설계 △사관학교 개혁 등 5개의 분과로 나눠 활동한 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정책안을 건의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분과장을 맡은 미래전략 분과위는 윤석열 정부 시절 만든 드론작전사령부를 각 군과의 기능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고려해 폐지하고, 드론전투 발전 방안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또 국방부가 올해부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만큼, 지휘 구조의 단일화 및 전·평시 지휘의 완결성을 높이는 합동작전사령부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미래전략 분과위는 전략사령부를 전략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재정립하되, 우주 안보와 미래전 양상을 고려해 우주사령부의 창설 필요성을 밝혔다.

인력구조 개편 방안으로는 취사와 수송 등 비전투 분야에 민간 인력을 활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부 전투지원 영역까지 확대해 상비병력 35만 명, 군무원과 전문예비군 등 민간 국방 인력 15만 명 등 총 50만 명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끈 헌법 가치 정착 분과위는 ‘군인복무기본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위법한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함과 동시에 수범자가 위법한 명령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 기준을 제시할 것을 권고했다.

불법계엄 방지와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헌법 개정을 염두에 두되, 당장 필요한 법령과 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계엄법상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같은 명확하지 않은 요건을 명확한 구성요건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헌법 가치 정착 분과위는 지적했다.

헌법 가치 정착 분과위는 또 비상계엄 시 계엄사령관이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할 수 있게 한 부분을 개별·구체적 지휘감독권의 행사로 제한해 계엄사령관의 권한을 정비하고, 계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국무회의 회의록 작성·관리의 의무화, 국회 보고의무 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분과위는 나아가 ‘국민의 군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의 통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칭) 민군관계 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으며, 각 군 수사기관을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제안했다.

홍 위원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방첩사를 해체하고, 방첩사의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거나 없애야 한다는 파격 권고를 했다. 국방부가 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방첩사는 모태인 국군보안사령부가 1977년 창설된 이후 49년 만에 해체된다.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는 민간인력이 기관장을 맡는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을 신설해 방첩·방산·대테러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건의했다. 또한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을 신설해 중앙보안 감사와 신원조사,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분과위는 기관 간 협업을 위해 가칭 ‘안보수사협의체’를 만들고, 국방부 내 국장급 기구로 ‘정보보안정책관’을 신설해 업무를 지휘·통제한다는 개혁안도 발표했다. 내부 통제 방안으로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분과장을 맡은 군 내 사망사고 대책 분과위는 군 사망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살 문제 대응 방식을 ‘고위험군 조기 식별’이라는 현 체제에서 ‘장병 회복력 강화’로 접근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22일 오전 안규백(앞줄 왼쪽부터 여섯 번째) 국방부 장관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종합보고회에 참석한 위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2일 오전 안규백(앞줄 왼쪽부터 여섯 번째) 국방부 장관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종합보고회에 참석한 위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분과위는 장병들의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활성화하고, 부대 생활 환경을 민간 수준에 가깝게 개선해 새로운 환경 적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총기 무단 반출 및 탄약 손실 등 안전사고는 총기에 전파식별(RFID) 시스템 등을 부착,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는 과학 기술을 접목할 것을 권고했다. 사고가 났을 때는 ‘선조치 후보고’ 원칙하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훈련·교육을 진행하고, 특히 사망사고 시엔 유가족의 불신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과위는 강조했다.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는 학교 통합, 교과 과정 개편, 민간교수 확대 등 합동성을 강화하고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분과위는 육·해·공 통합사관학교를 위해 현행 사관학교 설치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민관군 자문위의 권고안을 토대로 충분한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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